대 동영상 스트리밍 시대 망중립성과 아슬아슬한 균형의 감상 by 파란오이


요즘 여러 가지 이슈 중 하나로는 유튜브와 통신사 간의 망 사용료 분쟁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망 사용료 분쟁은 사실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서, 한 꺼풀만 더 벗겨 보려고 하면 불합리성들이 막 꼬여 있는 그런 아수라장 같은 느낌입니다. 이걸 풀려면 음... 최소한 국가 유선 기간통신 운영사는 국영이 되어야 할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이 망 사용료 문제는 이미 국내 기업들을 초토화시켰고(?) 이제 무임승차 논란은 글로벌 사업자들에게 향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아 또 저 통신사 이상한 소리하네...' 라는 느낌 정도죠.

​그리고 이 망중립성은 어찌 보면, 이해 관계자간 불합리성의 균형 위에 만들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망중립성이 무너지면 일단 소비자들은 인터넷 상의 서비스 접근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겠죠. 궁극적으로는 인터넷 기반의 생태계 전반의 붕괴가 예상됩니다. 그리고 절대적인 망중립성을 추구하기에는, 기술 진화보다 빠른 트래픽 증가에 통신사들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을 받게 됩니다. 이 또한 인터넷 생태계의 붕괴로 이어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국내 통신사가 했던 것들을 보면 좀 웃기는 소리긴 하겠는데... 뭐 이건 글로벌적으로도 많은 통신사들의 과제일 것입니다. 에릭슨의 모빌리티 리포트들을 챙겨보던 시절이 있었는데, 여기서 몇 년 간 통신사의 과제는 수익성 있는 신규 솔루션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였으니까요.

이런 망중립성과 지속 가능성 간 균형을 위한 부담 측면을 빠르게 위협하는 요소는 아무래도 '동영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10년 가까이 인터넷 트래픽의 70% 이상이 동영상 유형이었는데, 한 10년 전에 이런 소리를 들었을 때는 반신반의했지만 이제는 믿을 수 있겠습니다. 확실히 동영상 콘텐츠의 트래픽이 압도적입니다. 게다가 고품질 스트리밍과 실시간 방송의 시대라 이제 사람들은 예전에 사진 찍는 느낌으로 동영상을 찍죠. 저도 요즘은 쓸데없이(?) 게이밍 기록을 영상으로 남겨놓고 있을 정도입니다. 코덱이나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 이상으로 트래픽의 증가는 압도적입니다. 그리고 이 압도적인 트래픽은 압도적인 비용으로 이어지고, 이에 수상할 정도로 돈이 많은(?) 몇몇 대형 서비스가 글로벌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들에게도 비디오 콘텐츠가 주는 부담이 없을 수는 없겠죠. 유튜브의 경우에는 음... 언제적 모토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악해지지 말자'는 이야기는 이미 꽤 선을 넘어선 듯 싶기도 합니다. 기술적으로는 전송 트래픽과 라이선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라이선스 프리 기반의 고효율 코덱 VP9을 넘어 AV1을 표준으로 밀고 있고, 하드웨어 업체들이 지원하면서 슬슬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AV1의 효율은 H.264 대비 수 배, VP9 대비로도 수십% 정도인데, 인코딩과 디코딩에 들어가는 연산량이 만만치 않지만 저장과 전송 비용이 더 급한 모양입니다.

​이 비용 문제는 또 다른 불똥이 되었는데, 최근 유튜브의 광고 송출이 제법 사악해졌습니다. 일부 사용자들에게는 설정에 따라 이제 시청 전 5초짜리 광고 10개... 약 30초의 강제 광고 시청을 요구하는군요. 프리미엄 사용자가 아니라면 중간중간 광고 같은 것도 제법 많은데, 이 쯤 되면 구글도 광고를 안보는 프리미엄 사용자보다 광고를 꼬박꼬박 보는 일반 사용자가 더 돈이 된다고 느낄 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 같은 사람은 질려서 떠나겠지만 말이죠. 그리고 이제 송출과 저장에 돈이 꽤 드는 4K 급 이상의 영상은 프리미엄 사용자들만 볼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실험적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도 요금제 티어 따라 품질 제한이 있었는데...뭐 다들 생각하는 건 비슷합니다.

​이 외중에 트위치가 국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스트리밍 시청 화질을 720p로 제한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유는 과도한 망 사용료입니다. 일부 이용자층에서 이를 우회하는 방법들도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트래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트래픽의 분산을 위한 엣지 클라우드나 P2P 등의 활용이 유용할 것이라 보지만, 사용자의 네트워크 비용도 일부 종량제 형태를 띠는 상황에서 이런 설득이 먹히지는 않겠죠. 여러 모로, 대 비디오 시대의 피로감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비디오 시대가 앞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좀 더 네트워크를 공격적으로 쓰는 네트워크 기반 몰입형 미디어의 시대가 오긴 하는지 의심해야 할 시기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구글이 Stadia를 관둬 버렸기도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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