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리뷰 - 삼성 갤럭시 A23 자급제 by 파란오이

전 직장 입사 이후 지금까지 스마트폰 두 대를 개인용, 업무용으로 이어오고 있는데, 이제는 업무용 번호에 물린 단말기는 메일과 문자 확인, 그리고 약간의(?) 데이터 테더링 정도로 쓰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제법 낡은 업무용 노트북에 필요한 데이터는 모두 업무용 번호의 데이터로 태우는 식이었죠. 그리고 대략 4월 말 쯤, 이 업무용 번호의 유지로 쓰고 있던 샤오미 Mi A1이 배터리가 불었고, 교체용 배터리를 샀지만 교체를 실패하고 디스플레이를 깨먹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새 단말기를 들여오기엔 이 번호의 유지 의미 자체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대략 한 달 정도를 그냥 방치했는데... 뭐 어쩌다 보니 이런 게 수급되어 왔습니다. 제 돈 든 건 아니었군요.

​이번에 수급되어 온 건 갤럭시 A23.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삼성의 2022년 갤럭시 라인 중 '그나마 쓸만하다'의 마지노선 쯤 걸쳐 있는 모델이 아닐까 합니다. 출시 때 가격은 37만원인가 그랬던 거 같은데 현재 가격은 30만원 언저리를 왔다갔다 하고 있군요. 대략 비슷한 가격대와 스펙에 샤오미 홍미노트 10 정도가 있는데, 홍미노트 쪽이 스펙은 더 좋지만 솔직히 제 돈 주고 사기에도 이제 샤오미는 글쎄올시다...라는 느낌이 좀 있습니다. 나름 최신 AP인 스냅드래곤 680에 메모리 4GB, 6.6인치 2408*1080 PLS LCD 디스플레이, 스토리지 128GB에 안드로이드 12가 기본입니다. 올해의 갤럭시 라인이 참 말이 많지만, 뭐 여기쯤 오면 논할 만한 성능이 별로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




1. 일단 도착하고 나니 포장이 참으로 간소합니다. 기존에 개인용으로 사용하고 있던 갤럭시 A51 5G의 포장도 작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절반이군요. 그리고 포장을 열었더니 음... 핸드폰하고 C to C 케이블 하나, 유심 트레이 열기용 핀 하나 정도가 끝이군요. 충전기가 없고, 기본 제공되는 디스플레이 보호필름이나 젤리 케이스 같은 것도 없습니다. 충전기 없는 거야 조금 아쉽긴 하지만 가격 생각하면 납득도 되고, 그냥 있는 거 쓸 수도 있죠 뭐...그런데 케이블은 당장은 쓸 데가 없긴 하네요. 보호필름이나 케이스는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결국 따로 주문해야 했는데, 이것도 가격 생각하면 뭐 그러려니 해야 되겠습니다. 

​재질은 뒷판 플라스틱, 전면은 디스플레이에 고릴라 글래스군요. 디스플레이는 2408*1080 PLS LCD 방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AMOLED 보다는 아직 LCD를 선호하는 편이고, 이건 RGB 서브픽셀이라 그런지 제법 깔끔하게 잘 보이는 게 좋네요. 최대 주사율은 90Hz 인데, 이 스펙이나 제 사용 용도에선 의미 없다 생각해서 전 그냥 60Hz 설정으로 돌려 버렸습니다. 뒷판 플라스틱은 싼티난다는 말이 많았는데, 그래도 한 10년 전 생각하면 제법 괜찮은 수준입니다. 무게는 제법...195g에 이르렀군요. 그리고 카메라 부가 하우징 자체로 튀어나와 있는 디자인입니다. A51 5G보다도 제법 크게 나왔는데, 카메라 스펙에 따라 그러려니 해야 되나 싶습니다.

​사실 이 제품에서 보이는 싼티가 제일 크게 느껴지던 건 전원 켤 때입니다. 볼륨버튼과 전원버튼의 누르는 느낌이 크게 다른데, 특히 전원버튼의 누르는 느낌과 소리가 예전 한 30년 전쯤에나 느끼던 언제 고장나도 이상하지 않을(?) 반 기계식 스위치의 '딸깍' 그 느낌입니다. 볼륨버튼은 그나마 평범한 느낌이군요. 왜 이렇게 전원버튼의 느낌만 다를까 했더니 이 전원버튼에 지문인식 센서가 있다나 봅니다. 그래도 이 느낌은 좀... 그 이후에 전원 버튼을 누르기보다는 그냥 디스플레이 더블탭으로 켜고 끄는 게 습관이 되어 버렸습니다. 누를 때마다 뭔가 불안함이 올라오는 느낌이군요. 뭐 실제로는 고장 나도 센터 가면 크게 부담되지 않게 잘 고쳐주지 않겠나 싶습니다.

2. 스냅드래곤 680은 Kryo 265 골드 4코어, 265 실버 4코어로 8코어, GPU는 Adreno 610, 메모리는 LPDDR4 지원, 공정은 TSMC 6nm군요. 대략 세대는 A73, A53 정도 되나 봅니다. 모뎀은 스냅드래곤 X12 LTE 내장으로 LTE Cat.13 급 지원, 3밴드 CA와 VoLTE 지원 등이 있네요. 원래는 다소 구형이긴 한데 SoC 통합이면 이야기가 다르긴 합니다. 그래도 최신 공정에 힘입어 전력 효율 쪽은 좀 기대해 볼 만도 합니다. 여기에 메모리는 LPDDR4X 4GB, 스토리지는 eMMC 5.1 규격으로 128GB를 올려 놨고, microSD로 확장 가능합니다. 저는 예전에 쓰던 64GB 메모리를 다시 끼워 두었습니다. 

​일단 제품을 켜고 통신망에 접속하고 온갖 업데이트와 앱 설치를 진행하는데 음... 같은 통신망을 쓰고 있지만 함께 쓰던 갤럭시 A51 5G보다 뭔가 미묘하게 느립니다. 아무래도 스토리지 쪽의 성능 문제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지금 확인해 보니 A23은 eMMC 5.1, A51 5G는 UFS 2.1 규격이군요. 이제 성능 차이가 납득이 됩니다. 메모리는 조금 빠듯해 보이는 4GB지만 막상 스토리지에 발목 잡힌 느낌이 든 다음부터는 메모리 부족이 딱히 안느껴지고(?) 삼성의 안드로이드 12 OS에 들어 있는 램플러스 기능을 4GB쯤 땡겨 쓰면 앱 리프레시 이런 것도 꽤 막을 수 있습니다. 저야 애초에 그 정도로 앱을 많이 올리지도 않긴 하지만요. 

​일단 가격대에서 오는 스토리지 성능을 감안해도 체감 성능은 제법이고, 크고 넓은 디스플레이까지 해서 저처럼 크게 바라는 거 없이 메일과 메신저, 기본 생활 관련 앱을 쓰는 정도라면 만족도가 높습니다. 탑재된 기본 앱들 중에서도 녹음이나 메모 등 활용도가 높은 앱들이 꽤 있습니다. 물론 함께 선탑재된 MS 서비스 관련 앱들은 지금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아서 대부분 날려버렸지만요. 그리고 저는 이 폰에서 쓸 일이 없을 거 같지만 삼성페이가 지원된다고 하는군요. NFC는 잘 탑재되어 있고, 앱은 갤럭시 스토어에서 설치하면 될 듯 합니다. 


3. 이 스마트폰에서 제법 스펙 경쟁력을 갖춘 부분이라면 카메라가 있겠습니다. 후면 카메라는 나름 기본, 초광각, 접사, 심도 렌즈를 갖춘 쿼드 랜즈 구성이고, 이 중 기본 카메라는 광학식 손떨림방지 지원에 5천만 화소라는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네요. 물론 여기에도 메인카메라 이외에는 원가절감이 들어가서 초광각은 F/2.2의 5백만 화소, 접사와 심도는 200만 화소 F/2.4 정도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광학줌 없이 디지털 줌 10배인데, 이건 A51 5G에도 써먹었던 기믹이 있어서 디지털 줌 4배까지는 그래도 그냥저냥 쓸 만 합니다. 물론 30만원대 단말에서 5천만 화소 카메라가 등장해서 스펙 경쟁력은 꽤 인상적이지만, 막상 직접 써보면 원가절감과 급나누기에 고심한 흔적이 많이 보입니다.

​일단 A51 5G에서도 그랬는데, 이 A23의 5천만 화소 카메라는 기본 설정에서 1/4 정도인 1250만 화소 정도로 동작합니다. 센서 픽셀 4개가 실제 픽셀 1개 정도에 매칭된다는 계산이고, 대충 디지털 줌 4배 정도는 실용 영역에 들어갈 만한 수준이 될 것 같습니다. 5천만 화소 모드는 따로 있는데, 이걸 켜면 줌이나 이펙트 등이 모두 막히는 것도 A51 5G와 비슷하군요. 사실 일상 기록용으로야 1200만 화소 언저리로도 충분할 겁니다. 그리고 약간 급나누기가 보이는 부분은 초광각 화소가 좀 작다는 건데... A51 5G는 초광각이 1200만 화소라 0.5~10배까지 실사용 화각 대부분이 1200만 화소로 다 이어졌는데 A23은 초광각에서 화소가 떨어져서 좀 아쉽습니다. 접사는 음...뭐 실사용해 본 기억이 별로 없긴 하네요. 

​광학식 손떨림방지가 들어간 건 참으로 반갑지만, 동영상 녹화 지원에서도 핸드폰의 급나누기가 적용된 것 같습니다. A23의 동영상 녹화는 최대 FHD 30fps이고, 슬로우 모션은 HD에서 120fps 까지 되는군요. 이건 리밋이 문제인가 스토리지 성능이 문제인가 싶긴 한데, 4K가 필요하면 상위로, 될 수 있으면 S 시리즈까지 가야 될 것 같군요. 그리고 카메라의 수동 설정 '프로' 모드가 전혀 프로답지 못합니다. A51 5G는 그래도 조리개, 셔터 속도, ISO의 직접 조절이 가능했는데, A23은 프로 모드에서 ISO와 EV 조합으로 노출을 조정해야 합니다. ISO 조절 범위도 800까지 정도군요. 이 정도면 그냥 자동 모드에서 밝기 조절 하는게 더 잘 쓸 수 있을 겁니다. 애초에 이거 사는 사람들이 프로 모드 신경쓸 것도 아닐 것이니 별 문제 아닐 수도 있긴 하겠군요.

4. 그래도 기술의 발전이 이 가격대에서도 제법 혜택을 느끼게 해 주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배터리는 5000mAh에 25W 고속충전 기술을 지원하는데, 충전이 막 빠르다는 느낌은 안들지만 한번 충전하면 참 오래 쓴다는 느낌은 잘 받습니다. 이건 아직 배터리 컨디션이 신품이고 워낙 가볍게 사용해서 그럴 수도 있겠는데, 대충 던져두고 알람 보고 메일 보고 테더링 연결하고 그렇게 쓰면 이틀 정도는 충전 안해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군요. 충전은 USB-C 포트를 써서, 이제 충전기나 보조배터리에 케이블 여러 종류나 젠더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점점 줄어 갑니다. 기본 케이블이 C to C인데, 전 아직 USB-C 포트로 출력하는 충전기가 없다는 거 정도가 문제네요.

​네트워크 지원에서는 스펙상 Wi-Fi 5, 5GHz와 VHT80 지원으로 제법 속도가 날 듯 한데, 막상 집에 사용하는 IPtime A2004R과 연결하면 연결 속도는 433Mbps... 사실 단말 성능 생각하면 이 이상은 크게 의미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자주 쓰는 테더링 측면에서, 최근의 갤럭시 단말들에서는 Wi-Fi 망을 공유하는 기능도 있는데, USIM 인증된 통신사 Wi-Fi를 땡겨 쓸 수도 있어서 의외로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테더링시 핫스팟 구성에서, A51 5G에서는 지원되지 않던 WPA3 인증을 A23에서는 지원하는군요. 역시 최신 단말답구나 싶은 느낌이 듭니다. 블루투스 버전은 5.0인데, 예전에 쓰던 블루투스 3.0 키보드 말고는 딱히 물려 본 게 없네요.

​그리고 음.. 비교적 최근에 국내 정식 발매된 자급제 폰이다 보니, 특정 통신사 관련 앱도 별로 없고, 기본 앱 상당수도 정리할 수 있고, 국내 망에 별다른 트러블 없이 잘 붙습니다. 제 경우는 기존에 사용하던 KT USIM을 붙였더니 별다른 과정 없이 VoLTE까지 모두 등록되었습니다. 예전의 Mi A1은 개인용 단말로 사용하던 적에 VoLTE를 쓰려면 KT에 전화해서 단말기 인증정보를 변경해야 했고, 그보다 더 심하면 롬 개조까지 했어야 되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기본 앱은 음...일단 이 스마트폰에서는 MS 관련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으니 MS 관련 앱들을 대부분 날려 버렸습니다. 특히, 갤러리와 OneDrive 통합은 삭제 최우선 순위인데, 갤러리와 OneDrive를 통합해 버리면 카메라 사진 저장 경로가 내부 메모리로 고정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건 여전히 바꿀 생각이 없나 보네요.

5. 최근 몇 년간 워낙 부침이 심해서 새 핸드폰이 왔지만 이걸 들고 다시 삶의 현장으로 나갈 일이 있을까...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요즘 핸드폰 성능이나 앱 기능성도 꽤 올라오고 해서, 예전처럼 복귀한다면야 이제 밖에서 기록이나 초안 편집 정도까지는 스마트폰에 키보드 달고도 충분히 해 볼만 할 것 같습니다. 예전처럼 MS 오피스 고집할 필요도 없으니 구글 문서 쓰면 되고, 안드로이드의 구글 문서는 PC에서 웹 기반으로 쓸 때에 비해 입력 딜레이 같은 부분이 거의 없이 대단히 멀쩡하게 돌아가더군요. 그리고 가벼운 메모 같은 건 Keep 같은 것도 있고 하니까요. 예전만큼 노트북의 배터리 시간에 집착할 필요도 없어졌고, 요즘은 USB-PD 20V 출력되는 보조배터리도 있으니 부담이 덜해졌는데... 막상 제가 이렇게 되니 다 부질없어 졌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이 스마트폰이 제가 지금까지 업무용으로 쓰던 Nikon 1 J5 미러리스 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기본 화소에 약간 참을만 한 디지털 줌이나 고감도 성능도 그렇고... 이제는 예전만큼 사진의 품질에 집착할 필요도 없어졌고, 애초에 일이 없어졌죠. 다 부질없는 것이었나 봅니다. 앞으로는 그냥 가볍게 가볍게...라지만 딱히 나갈 일이 있을지는 그 때 가봐야 알겠네요. 지금 당장은 다 부질없는 가정입니다. 최근 뉴스들 보면 슬슬 니콘이 카메라 사업을 지속적으로 축소해, DSLR 라인업을 없애고 미러리스 하나만 남긴다고 하는데, 스마트폰 카메라 정도에 전 세계가 대동단결하는 시대의 변화도 이제 완성에 가까이 온 듯도 싶습니다.

​기껏 몇년만에 새 스마트폰을 구했지만(?) 앞으로 이 스마트폰과 회선을 얼마나 더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당장 이 회선을 유지하는 이유부터 좀 불안해지고 있어서 말이죠. 당장 몇 년째 펼쳐지고 있는 문제들이 좀 풀리고 나면, 이 회선과 스마트폰의 행방도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당장은 책상위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대기 상태로 잠자고 있는(?) 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으면, 점점 꼬여만 가는 문제들이 보이는 거 같아 썩 좋은 기분은 들지 않습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ad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