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관찰기 (14) - 처음 맞는 여름을 위한 대비와 에어컨의 비용 계산 by 파란오이


한겨울 추위의 정점에 세상에 나온 아이는 이제 벌써 6개월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벌써 6개월...이라 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계절을 맞이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대한민국은 4계절이 뚜렷한 아름다운 나라라고 들었지만, 요즘 전 대한민국은 2계절이 뚜렷한 나라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름과 겨울, 혹은 건기와 우기죠. 그리고 점점 뚜렷해져 가는 2계절 중 하나인 여름이 이제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이 또한 슬슬 대비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여름은 은근 귀찮아지는 것이 많습니다. 겨울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던 위생 관리라거나, 점점 늘어가지만 장마철에 잘 마르지 않는 빨래라거나 이런 것들 말이죠. 그리고 올해 여름은 아이와 함께 보내는 첫 여름이다 보니, 처음 여름을 맞는 아이의 투정도 감안해야 합니다. 아이도 더우면 새벽에 온 가족을 깨우면서 투정을 부리는 것이죠. 그리고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또 다른 계산으로는 에어컨을 쓰면서 나오는 전기요금도 있습니다만, 이건 겨울 가스비보다는 상황이 낫습니다.


1. 여름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는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장마가 온다거나 어느날 낮기온이 25~30도를 넘나든다든가 뭐 이런 것들 말이죠. 제 경우에는 거실 온도가 26도 위로 올라가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으면 여름이 왔구나 하고 느끼고는 합니다. 지금까지 최근 몇 년 간은 6월 초 대만 출장을 가서 습하고 더운 맛을 보고 오면 한국이 대만보다 더한 상황이 펼쳐지고는 해서 부드럽게 여름에 적응해 갔는데(?) 올해는 뭐 여러 가지 이유로 그 대만 출장 출석이 7년만에 끊어지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어색하게 국내에 있다 보니 세월이 가는 걸 느낄 만한 계기가 별로 없었던 것 같긴 합니다.

이렇게 날이 더워지고 있었지만 더위에 강한(?) 아빠는 큰 불편 없이 잘 지내고 있는데, 처음 여름을 맞은 아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5개월 반 정도를 넘어가던 6월 중순 즈음부터 저녁에 잘 잠들었다가 새벽에 자지러지게 깨는 경우가 있었는데, 여러 가지 이유를 검토해 보았는데 의외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것이 '더위' 였습니다. 저야 여름에도 솜이불 끼고 살 수 있지만, 아기는 바닥에 깐 홑이불 뒤로 등에 땀이 흥건한 것을 보고 있자면 제 등에도 (식은)땀이 흐르는 느낌입니다. 덕분에 아기의 편안함과 부모의 편안한 잠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좀 늘어났습니다.

일단, 슬슬 옷을 시원한 걸로 바꿔줄 필요가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아기옷은 미래를 보고 사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적당히 저렴하게 몇 벌 구해서 올해 입히면 내년은 없다는 생각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내년이면 아이는 훌쩍 클 테니까요. 사실 지금도 3개월 전의 아이와 비교하면 이미 그 때 적당하던 옷은 지금 작습니다. 지금부터는 키와 몸무게는 그렇게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이미 아이는 80호도 아니고 90호를 입고 있기도 합니다. 조금 큰 사이즈를 입히는 건 시각적으로 좀 시원해 보이기도 합니다. 진짜 시원한지 아이에게 물어볼 수는 없지만, 일단 등에 땀이나 투정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잘 움직이지 못하는 아이의 등에 땀이 차는 것은 쿨매트 구입을 고려해 보았습니다. 아내가 골라서 집에 도착한 쿨매트를 보니, 공기가 통할 만한 폼 조직으로 살짝 등을 띄우는 매트입니다. 약간 쿠션감도 있고 한데, 어른이 누우면 폼이 눌릴듯 말듯 하겠지만 아이가 누우면 음...뭐 괜찮은 것 같습니다. 자고 일어나도 땀이 찬 흔적 같은 건 크게 없습니다. 처음엔 시큼한 냄새가 나서, 매트의 조직 파괴 위험이 있지만 세탁기를 잠깐 돌리고 적당히 말려서 깔았는데, 세탁기를 울코스나 섬세코스같은 짧고 약한 코스로 가면 괜찮아 보입니다. 

최근 마트에 갔더니, 기저귀 신제품이라고 통풍 잘 되는 여름용 기저귀가 있었습니다. 브랜드야 뭐...국산 브랜드 대부분이 비슷한 것을 내놨으니 취향에 따라 고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기존에 잘 쓰던 브랜드의 여름용 기저귀를 찾았는데, 지금 쓰는 사이즈의 여아용 제품은 보이지 않아서, 그냥 공용 제품을 샀습니다. 펼쳐보면 일반 제품보다는 좀 얇고 해서 흡수 등에서는 손해를 좀 보는 느낌도 있지만, 좀 시원해 보이고 기저귀 갈 때쯤 덜 끈적거리는 느낌입니다. 이거야 저희는 워낙 게으르게 갈아서 그렇지만 부지런히 기저귀 챙겨주면(?) 큰 문제는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낮시간대/아침저녁/야간용으로 세 가지 종류의 기저귀를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참 부지런한 부모 같아 보이네요....다행히 발진 같은 건 보이지 않습니다.


2. 여름에 덥고 찝찝하고 씻고 싶은 건 어른이나 아이나 뭐 비슷하지 않겠나 생각이 듭니다. 물론 아이는 혼자서 씻을 수 없는 만큼, 부모의 부지런함이 조금 더 필요해집니다. 날이 선선할 때는 목욕 예정이라고 잡아놓은 날짜를 귀찮으면 하루쯤 넘겨도 괜찮았는데, 요즘은 그러면 먹을 것을 숨겨놓는(?) 목 사이사이라든가 기저귀로 가려져 있는 엉덩이 부분 등에서 닦아도 해결이 쉽지 않은 냄새가 살짝살짝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이유식 먹고 열심히 부둥거리고 하면서 이런 부분이 좀 더 중요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너무 안씻으면 보기에 안쓰러운 것 말고도, 위생상으로도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 저희 아이는 목욕을 딱히 싫어하는 편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조금씩 머리감는 데 버둥거리는 느낌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그 전까지는 정말 편안하게 목욕을 즐기는 녀석이었습니다. 지금도 목욕통 들어가면 편안하게(?)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물론 뒤집기를 시작하면서부터 물장난이 좀 격해지고, 목욕통 안에서도 앉아서 장난감가지고 놀고 싶어하고, 가끔은 뒤집으려 해서 언제나 잘 잡고 있어야 하지만 말이죠. 그래도 물에 들어가는 거 자체는 참 좋아하는 것 같아 큰 시름은 덜었습니다.

100일 전만 해도 목욕할 때 방 온도는 22~23도였고, 목욕통을 나와서 몸 닦을 때 우는 건 추워서 그런가 싶었습니다. 그 때는 정말 빠르게 닦고 로션바르고 옷입히는 게 미션 같았죠. 좀 더 크니 목욕통 나와서 몸 닦을 때 우는 건 수건의 감촉이 마음에 안드나 해서, 집에서 쓰는 제일 좋은 두툼한 수간과 부드러운 겉싸개를 같이 썼습니다. 그래도 로션 바를 때 칭얼거리는 건 로션이 맘에 안드나...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은 춥지도 않고 감촉이 나쁘지도 않을지언데 목욕통을 나와서 계속 칭얼거리길래, 별 생각 없이 목욕통에서 같이 놀던 펭귄 장난감을 들고 눈앞에서 흔들었더니 아이 눈빛이 달라집니다...

...최근에 칭얼대던 것은 아이가 목욕통에서 물놀이 더 하고 싶은데 너무 일찍 나와서 그랬나 싶기도 합니다. 이 다음부터는 음...사실 씻기는 건 5분 이내에 끝나지만 물놀이로 10분 이상을 담궈 두고 있습니다. 손발이 약간 쭈글쭈글해질 때까지 놀면 아이가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그 다음에는 로션 발라도 별다른 칭얼거림 없이 잘 있습니다. 여기서 참 큰 깨달음을 얻고 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아이의 삐짐은 한 번 삐지면 꽤 오래(?) 가는 걸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3. 집안의 지출을 관리하는 입장이라면 겨울에는 난방비, 여름에는 냉방비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희야 뭐 겨울에는 가스보일러를 사용한 난방, 여름에는 전기를 사용한 냉방을 하는 평범한 가정이고, 사실 냉난방비를 아끼려는 큰 노력도 그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겨울 난방비는 음...전 전기를 통한 전기매트나 온수매트를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그리고 여름 냉방비는 음...전 꽤 심한 축에 드는 냉방병이 있습니다(....). 덕분에 여름에는 아내가 안방에서 에어컨을 틀면 전 솜이불 덮고 자기도 했고, 어느 날은 에어컨 바람을 얼굴에 맞으면서 가위눌리는 느낌에 벌떡 일어나 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제 취향과는 별개로, 솔직히 요즘은 에어컨 없으면 좀 많이 더운 건 분명하고, 에어컨은 참 훌륭한 문명의 이기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에어컨을 정말 더울 때 잠깐잠깐 켜고, 그나마도 전기요금을 두려워하시는 느낌이 있는데, 음....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어느 정도 계산이 서면, 다른 가전제품들과 트레이드오프를 통해, 하루 종일 에어컨 켜고 살아도 봄가을보다 전기요금을 더 줄여볼 수도 있겠습니다. 작년에는 이런 계산법을 주위에 이야기했더니 놀라움과 이상함이라는 두 가지 시선을 동시에 받기도 했지만 말이죠.

에어컨 고를 때 따져봐야 될 것은 뭐 여러 가지 있겠지만, 제 경우에는 따져본 건 딱 하나였습니다. '인버터냐 아니냐'죠. 제품 설명에 써있긴 할텐데, 이걸 빠르게 구분하는 방법은 2-in-1 형태로 100만원이 넘어가는 제품이자, 에너지효율 1등급 찍혀 있으면 거의 인버터 방식입니다. 인버터 방식의 장점은 부하에 따른 실외기 조절로 쓰는 만큼만 나온다는 것이 있겠습니다. 그래서 구형 에어컨이 5등급 찍힐 때 인버터 모델들은 거의 1등급이 찍힙니다. 게다가 보통 중급형 이상이라 이것저것 부가기능들도 있습니다. 저희 집의 모델은 공기청정 기능과 제습 기능 정도가 함께 있는데, 공기청정 기능은 봄에 참 유용하게 썼습니다.

그리고 에어컨은 껐다 켰다 하는 것보다, 한번 켜면 특정 온도 정도로 오래 놔 두면서 유지하는 게 전체적으로 전기를 덜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처음 켤 때 많이 먹거든요. 제 경우에는 25~6도 정도로 설정 고정하고 공기청정 기능과 함께 제습과 냉방을 왔다갔다 하는 패턴입니다. 켜져 있는 시간만 하면 하루 15~6 시간쯤 되겠네요. 이렇게 저희 집에서 하루종일 에어컨을 켜고 살면, 에어컨이 하루에 먹는 전력량은 2kWh 수준입니다. 30일 하면 60kWh...사진에 있는 월간소비전력량 정도네요. 이제 이 정도의 견적이 나왔으면 여름에 전기를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전략을 짜면 됩니다.

2016년 12월 이후 누진제는 3단계가 되었고, 여름엔 4단계입니다. 기준 지점은 200/400/1000 kWh가 됩니다. 예전처럼 촘촘하게 100kWh 정도로 쪼개지 않으니 한달 60~70kWh 정도의 에어컨이라면 뭔가 다른 것을 줄이면 충분히 덮어 쓸 만 합니다. 그리고 제 경우에는 이걸 어디서 줄였냐...하면 딱 두 가지에 눈길이 갑니다. 200~300W를 먹는 40인치 구형 LCD TV, 그리고 풀세트로 하면 300W 급을 먹을 제 작업용 데스크톱 PC죠. 둘 다 에어컨만큼 먹거나, 에어컨보다 더 먹습니다. 평소에는 얘들을 켜 놔도 300kWh 이하에서 사용량이 잡히니 사실 에어컨 그냥 써도 제 경우에는 크게 무리가 없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여름에 데스크톱 PC 대신 노트북을 쓰면 에어컨으로 쓰는 전기보다 데스크톱 PC를 꺼서 아끼는 전기가 더 큽니다. 요즘 에어컨이란 이런 정도의 존재감일 뿐입니다. 아껴서 사람 진 빠지느니 그냥 켜고 다른 데서 트레이드오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4. 에어컨은 나름 관리가 필요한 물건이기도 합니다. 요즘 시스템 에어컨들은 거의 사계절 쓰는 물건인데, 단순 에어컨은 여름 한철만 쓰고 겨울에 봉인되었다가 다시 여름에 켜면 온갖 트러블이 나기도 하죠. 에어컨의 경우 여름에는 워낙 설치와 수리 수요가 많으니, 봄에 미리 켜보고 정비를 해 두는 것이 여러 모로 경제적이고 편리하기도 합니다. 냄새가 나는지 이런 것도 적당히 봄에 확인하고 클리닝 같은 걸 마쳐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에어컨 관리의 시작과 끝은 건조와 먼지, 곰팡이 관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에어컨 켤 때 냄새가 좀 심하다 싶으면 보통 이런 문제들이 있습니다. 이거 청소하는 데도 사람 불러서 하려면 꽤 번거로운 작업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생각보다 간단한 관리로 꽤 많이 피해갈 수 있습니다. 에어컨의 필터 먼지 확인 정도와, 에어컨 끄기 전에 적당히 송풍이나 공기청정, 혹은 자동청소 기능 같은 것으로 말려주기만 해도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이건 자동차용 에어컨도 마찬가지인데, 집에 들어가기 10분 전에 에어컨 끄고 창문 열고 공조기는 외기유입모드로 놓고 2~3단 정도로 돌려서 에어컨 끄면서 생길 송풍구의 물기들을 적당히 말려주면, 다음에 켤 때 냄새도 거의 안납니다. 약간은 번거롭지만 습관이 되면 좋습니다.

에어컨을 너무 낮은 온도로 맞추면 실내 습도나 건강상 문제 등이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25~6도면 별로 시원하지 않은 거 아니냐 하실 거 같은데 음...냉방병 있는 입장에서는 저것도 양보 많이 한 겁니다. 환기도 하긴 해야 하는데, 다행히 여름이 되면서 미세먼지도 많이 사라져서 환기 시킬 만도 합니다. 그리고 에어컨 켜진 거실에서 노는 아이의 경우에는 음...움직일 때는 괜찮은데 잠을 자거나 할 때는 팔다리 만져보고 너무 차다 싶으면 옷 하나 정도 덮어 줍니다. 시원하다 못해 배탈이라도 나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니까요. 이건 아빠가 유난히 에어컨에 약해서 신경쓰는 부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같으면 솜이불 덮지 않으면 잠 잘 엄두도 못냅니다....


5. 이것 말고도 여름에는 신경써야 될 것들이 좀 더 있습니다. 물기 있는 빨래들을 잘 말려놓지 않으면 순식간에 까만 점같은 곰팡이들이 습격할 수 있으니 적당히 잘 펴서 말려두어야 한다든가, 음식 위생에 좀 더 신경쓸 필요가 있다든가, 싱크대 정리와 음식물쓰레기 정리를 좀 더 부지런하게 해야 한다든가 하는 것들 말이죠. 빨래의 경우는 작년까지는 딱히 그런 경우가 없었는데 올해 유난히 이런 부분이 눈에 들어오는데, 단순히 아기 때문만은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좀 아리송하긴 합니다. 덤으로, 분유 탈 때 쓰는 끓여서 식힌 물도 이제는 하루에 한 번씩 얼마 남아있든 간에 그냥 비우고 새로 받는 습관을 들이려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혼자 살 때는 날이 더우면 어차피 마셔야 하는 커피니까 그냥 주변 커피숍에 노트북 들고 더위를 피하러 가거나 하는 것도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선택을 하기에는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집 주위에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스타벅스가 생겨서 '야 우리집도 이제 스세권이다' 라고 했건만, 아이를 데리고 가기에는 현장의 변수가 크죠. 그리고 인버터 에어컨의 등장은 순수하게 돈으로 따지자면 집에서 에어컨 켜는 것이 한달 커피값보다 싸게 듭니다. 물론 커피숍 가서 얻는 기분 전환이나 이런 부분을 따지면 거의 비슷한 가치가 될 거 같기도 합니다. 

뭐 어쨌든 간에, 더위가 오고 있지만 이 집의 환경에 있어 기준은 제가 아니라 아이가 되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에어컨에 거부감과 추위를 호소해도 아이가 덥다면 뭐 제가 한 발 물러야죠. 덕분에 거실에 에어컨 틀고 안방에 선풍기 틀고 잤더니, 다음날 선풍기를 통해 날아온 에어컨 냉기에 당한 건지 급체에 몸살 기운이 올라와 솜이불 덮고 반나절을 끙끙거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아기침대에서 숙면을 취한 아이의 편안한 잠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느끼는 온도에는 아내 쪽이 더 잘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저도 요즘 제 몸의 온도 감각을 믿지 못하게 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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