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환경 다운사이징, 데스크톱 PC 정리와 노트북 메인 격상 by 파란오이


아마 이제 40대 전후의 제 또래들(?)은 인생 첫 컴퓨터라는 것들이 대부분 데스크톱 PC일 것 같습니다. 저도 그냥 다른 또래들과 비슷하게 컴퓨터를 만나서 대략 25년 정도 시간을 보내면서...그 동안 언제나 저에게 첫 번째 PC는 데스크톱이었습니다. 그것도 10년 전부터는 크고 아름다운 하이엔드 데스크톱 플랫폼을 블룸필드-샌디E-브로드웰E-스카이레이크X까지 모두 거쳐오는 기행을 거쳤죠.

이런 20여년을 겪어 오는 동안 기술도 많이 발전하고, 인생의 굴곡(?)도 참 많습니다. 요즘은 내가 왜 컴퓨터를 쓰고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기도 하고, 예전에는 PC로 하던 많은 일들이 이제는 스마트폰의 몫이 되어 가고 있기도 하고 말이죠. 


1. 결정적인 계기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최근 몇 년간 현타를 참 쎄게 주고 있는 생업(?)에서의 작업들이 종종 잘 쓰고 있던 데스크톱 PC의 부품들을 차출해 간다는 겁니다. 메모리나 쿨러 정도 차출해 가면 괜찮은데...SSD나 파워, 보드 차출의 단계까지 가면 뒷수습이 너무 귀찮아지죠.

두 번째는 역시 반도체 수급난과 채굴입니다. 그래픽카드가 싹이 말랐죠. 지금까지 쓰던 HEDT는 당연하게도 플랫폼 내장 GPU가 없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그래픽카드 1060 6GB가 죽으면 답이 없죠...요즘도 가끔 상황을 보는데, 떨어지는가 싶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또 신나게 오르고 있고, 그래픽카드는 씨가 말랐고...1060 6GB 중고 시세가 제가 살 때인 1차 비트코인 빅웨이브의 숨고르기 기간때보다 더 올랐으면 답이 안나오는 상황입니다. 1050도 요즘은 4년 전에 제가 1060 살때보다 비싸더군요. 아내 컴퓨터의 GTX760 교체용으로 차라리 쿼드로 T600 이런걸 가성비로 보고 있었는데 망설이는 동안 없어져 버렸습니다...

이런 이벤트들을 겪으면서 데스크톱 PC에 대한 현타가 오는 와중에, 올해는 두 번이나(!) 데스크톱의 부품 차출 상황이 왔습니다. 이번에는 파워였는데, 이왕 뜯는 김에 재조립 없이, 데스크톱을 전부 걷어내 버리기로 했습니다. 부수적으로 전력 절감 효과가 있겠는데, 개별로 비교하면 참 드라마틱합니다. 예전에 그래픽카드 한 개가 먹던 전력으로 이제는 노트북 시스템 한 대가 굴러가니까요.

2. 일단, 데스크톱 보드를 걷어내버리고, 크고 아름답고 공간 효율적이지만 공간을 참 많이 차지하는 챈브로 넷서버 케이스는 음...스토리지 서버를 이 쪽으로 이전시켰습니다. 전에는 미니타워 케이스라 하드도 두 개 정도만 남겨놨는데, 상시가동을 포기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데스크톱에 있던 하드들까지 이 쪽에 다 몰아 주었습니다. 하드 네 개에 SATA SSD 한 개...공간은 아직 남았지만 SATA 포트는 한 개가 남았고, 뭔가를 더 달아 볼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스카이레이크 펜티엄으로 만들어 놓은 이 스토리지도 대략 6년 정도 되었는데, 메모리 16기가 덕분에 아직 딱히 아쉬운 상황이 없어서 별 일 없으면 10년 가볼까 싶습니다.

앞으로 데스크톱을 대체할 메인(?)은 지난 여름에 구입했던 HP Elitebook 830 G8...11세대 코어 i5 쓴 비즈니스 노트북입니다. 타이거레이크 쿼드 코어에 내장그래픽이 80EU의 Iris Xe.. 요즘 10만원대에 돌아다니는 엔트리급 GPU보다는 낫겠죠. 메모리는 32GB로, SSD는 1TB로 올려 두었습니다. 성능이야 여전히 큰 불만이 없고, 때로는 데톱보다 순발력은 더 나은것 같기도 하고, 제일 맘에 드는 것은 역시 조용하다는 것과 이동성, 그리고 네트워크입니다. 

돌아다닐 때마다 케이블 연결은 음...USB-C 허브를 써보기도 했는데, DP-alt와 USB 허브, PD 전원입력을 동시에 쓰니 USB 허브 쪽이 좀 정신을 못차리는 경우가 있어서 그냥 다 따로 끼우기로 했습니다. 그래봐야 전원, HDMI, 7포트 허브까지 3개입니다. 그리고 스토리지 서버를 꺼 버렸기 때문에, 제일 아쉬운 것이 200GB 정도 되는 음악 라이브러리인데, 외장하드와 256GB USB 메모리를 USB 허브에 끼워놓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이왕 걷어내는 김에, 방에서 데스크톱 PC와 스토리지 서버를 위해 무선-유선 브릿징하던 공유기도 한 대 줄였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선 연결을 쓰던 스토리지 서버의 네트워크 연결은 음...잘 모셔두던(?) USB 무선 어댑터를 꺼냈습니다. 11ac 433Mbps에 안테나형이라 제법 성능이 괜찮군요. 매일 켜놓고 대량의 트래픽이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실질적으로 하는 일은 Onedrive 캐싱과 백업 정도이니 이 정도로도 괜찮습니다.

3. 물론 데스크톱 PC를 다 걷어내 버렸다지만 부품들이 팔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차출 작업이 끝나면 대부분이 그냥 밖에 나와 있겠죠. 이것들은 다시 케이스를 구하거나 하지 않고 테스트 셋업 환경 정도에서 그냥 가끔 게임이나 돌릴까 싶습니다. 

요즘 좋은 보드들은 보드에 전원버튼이 붙어 있어서 이렇게 써도 제법 편합니다. 예전처럼 소프트웨어도 이것저것 깔아놓지 않고 그냥 기본 환경에 스팀 런처 정도만 올려 두었습니다. 라이브러리만 여분의 하드 같은 걸로 옮겨 두어도 무시무시한 반복 다운로드를 줄일 수 있겠죠. 그래도 MS 스토어의 포르자 7은 재 다운로드를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데스크톱 걷어내고 듀얼모니터 구성을 포기하면 이것저것 많이 불편할 줄 알았더니, PC로 하는 일들이 많이 줄어서 그렇게 불편하지도 않습니다. 예전에는 데스크톱으로 일과 여가를 모두 했지만, 지금은 업무 전용 환경의 노트북이 있거든요. 이렇게 나누어 놓는 게 환경 정리 같은 부분에서도 편리한 느낌입니다. 확실히 노트북 펴면 출근, 데이터 이동도 많지 않고, 노트북 덮으면 퇴근, 데이터 정리하면 프로젝트 완료...사실 6세대 코어 i5라 조금 성능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업무용이니까 되는 만큼만 합니다.

데스크톱 대용으로 11세대 코어 i5...게임 빼고는 뭐 다 훌륭합니다. 게임도 음...뭐 디맥 정도는 어떻게 잘 돌아가겠죠. 요즘은 그냥 게임 자체를 잘 안하게 되어서, 집에서 먼지만 먹고 있는 PS3, PS4 쪽에 지난 10년간 쌓아놓은 게임들이나 다시 꺼내볼까 합니다. 



덧글

  • 루루카 2021/11/15 09:47 # 답글

    오늘 아침에 HDD 하나가 죽었네요. 당연히 미러링 중이었기에 새로 주문한 HDD가 도착하면 리빌딩으로 해결되겠지만,
    전 역시 데스크탐을 포기하지 못하겠네요.
    슈퍼로봇대전도 키보드 마우스로 하며 쾌적해 하는 중... 거실 미디어 재생기로 전락한 PS4...
  • 파란오이 2021/11/15 14:51 #

    요즘 백업과 데이터 이동도 로컬의 미러링보다는 원격지 클라우드 싱크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 데톱과 노트북과의 차이가 더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요즘 이런 고민들 중 깨닫게 된 건, 의외로 꼭 남겨야 되겠다는 데이터는 생각보다 얼마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 루루카 2021/11/15 19:38 #

    물론 원드라이브 클라우드도 적극 활용중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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