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11, 예고보다 하루 빠른 공식 등장 by 파란오이


여러모로 한국시간 2021년 10월 5일, 미국 현지시간 10월 4일은 큰 이벤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1의 정식 공개를 예고보다 하루 이르게 공개했고, 새로운 운영체제와 함께 오피스 2021을 함께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구글 쪽은...안드로이드 AOSP 커뮤니티 수준에서 안드로이드 12의 릴리즈를 알렸습니다. 이 쪽은 물론 디바이스에 적용되려면 구글 픽셀이라 해도 몇 주 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거 말고도 음...파이어폭스의 새 릴리즈가 나왔습니다.

윈도우 11은 10 이후 6년 정도 만에 등장한 듯 한데, 그 동안 숨가쁘게 업데이트를 이어가던 윈도우 10의 본격적인 과거 정리...같은 느낌입니다. 공개 이후 시스템 지원 사양, 특히 프로세서 세대와 TPM 쪽에서 논란이 참 많았죠. 예전 같으면 어떻게든 뚫고 해 보려 했겠지만, 이제는 굳이 그럴 필요 있겠나...싶은 느낌도 듭니다. 최신 버전 못쓴다고 갑자기 몸에 병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윈도우 11은 원래는 윈도우 10의 21H2로 준비되던 것으로 보였지만, 11로 릴리즈를 분리하면서 좀 더 과감한 변화가 가능해진 것 같습니다. 최신 하드웨어의 가상화와 보안 관련 기능의 사용을 의무화하고, 비교적 최신 세대의 하드웨어만 지원하면서 레거시 하드웨어의 지원 부담도 조금은 줄이고 말이죠. 물론 윈도우 10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만큼, 예전의 OS 세대 대격변 시대만큼의 과거와의 단절은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거 말고도 UI 등에서도 이러저러 소소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 감상은 음...적응 기간이 필요없는 듯 제법 필요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은근 손에 걸리는 것들이 있네요.



1. 윈도우 11이 10 21H2로 예정된 빅 업데이트였지만, 리네이밍 되면서 기존 구형 시스템들에서의 업그레이드 지원 부담을 덜수 있게 되면서(?) 변화 폭도 좀 더 커진 듯 합니다. 일단 공식 지원 사양은 8세대 코어나 초대 코어 X-시리즈(와 제온 스케일러블 계열), AMD는 2세대 라이젠부터입니다. 보통 가장 큰 제약이 프로세서 세대와 TPM인데, TPM의 경우 대부분은 6세대 코어나 라이젠 2000 시리즈 정도부터 해결되지만, 프로세서의 가상화 기반 보안 기능 지원에서는 저 가이드라인에 대략 걸리게 됩니다.

이에 제 경우에는 여기에 해당되는 시스템이 딱 두 대 있었습니다. 데스크톱에는 코어 X-시리즈 초기형인 i9-7900X, 그리고 노트북은 이번에 새로 구입한 11세대 코어 i5 기반, HP 엘리트북 830 G8입니다. i9-7900X에 사용하는 ASUS TUF X299 Mark 2는 7월쯤 바이오스 업데이트로 TPM을 위한 PTT 기능이 기본 활성화되도록 설정된 바이오스가 업데이트되었는데, 그 이전 버전들에서도 그냥 직접 손으로 바꾸면 별 문제 없이 입구컷을 통과했었습니다. 엘리트북 830 G8은...세대나 이런 것도 문제 없고, TPM은 인텔의 PTT가 아닌, 인피니언제 dTPM이 장착된 모델입니다. 이 또한 지원 등에서 전혀 문제 없습니다.

애초에 뿌리가 윈도우 10의 연장선상에 있는 만큼, 드라이버 호환성 측면은 그래픽 등 몇몇 커널에 민감한 것들 말고는 대부분 윈도우 10 세대면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픽은 WDDM 2.0 지원이 필요하다는데, 대략 윈도우 10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드라이버면 큰 문제 없을 것입니다. 인텔 내장 그래픽은 조금 상황이 다른데, 전통적으로 드라이버에 WDDM 지원을 아주 보수적으로 줘서, 최소한 내장 그래픽 세대가 9세대...스카이레이크 이후부터 WDDM 2.x를 지원합니다. 뭐 이거야 프로세서 컷에도 걸리는 부분이기도 하니 크게 걸릴 거 같지는 않습니다.


2. 적절한 라이선스가 있다면 공식 다운로드 페이지에서 설치 도우미나 설치 미디어, 혹은 ISO 파일을 다운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제 경우는 설치 도우미로 업그레이드를 시도했고, 몇 번의 클릭 이후에 단 한 번의 설치와 재부팅으로 설치 과정이 끝났습니다... 드라이버는 대부분 기존 윈도우 10의 것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설치 이후 시스템 두 대 모두 그래픽 드라이버 정도만 최신 버전으로 한 번 더 업데이트 했습니다.

설치 후 빌드 버전은 10.0.22000.194입니다. 기존 윈도우 10 21H1 대비로는 변화가 있긴 있지만 뿌리가 달라지지는 않았다...는 정도입니다. 뭐 그래도 커널 수준의 운영체제 지원 기능 등에서도 몇 가지 달라진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하이브리드 코어 구성 지원이나 시스템 수준의 프로세스 스케줄링 최적화 등에서 나름대로의 성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거 말고도 DX12 얼티밋이나 다이렉트스토리지 지원 등도 있고, 전반적으로 새로운 하드웨어에 최적화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설치 직후 당장 UI 측면의 변화가 눈에 들어오고 손에 걸립니다. 로그인 화면에 시계가 중간에 오고 한 건 뭐 사소한 변화죠. 정말 각진 사각형 타일 기조의 UI는 이제 모서리를 조금 깎아냈습니다. 창이고 버튼이고 다 약간씩 동글동글하네요. 예전 윈도우 XP의 초기 UI를 보는 느낌같기도 하고, 맥OS 타이거 시절의 추억도 조금 떠오르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니, 맥도 창이 좀 동글동글 하긴 했죠. 이 부분은 취향도 그리 적용하지 않을 부분이 될 것 같은데, 도움되는 건 없지만 눈이 조금 편안한 착각도 듭니다.


3. 작업 표시줄은 음...아직 미완성 같네요. 일단 화면 하단에서 옮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시작 메뉴 버튼이 중간에 와 있는데...눌러 보면 참 한숨이 나옵니다. 고정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은 스크롤 없이는 18개, 그 다음부터는 스크롤해야 볼 수 있습니다. 공간 확장도 안됩니다. 모든 앱에서 뒤져서 찾기도 귀찮고...검색도 키워드가 바로 안떠오르면 좀 난감합니다. 시작 버튼은 예전처럼 화면 왼쪽으로 옮길 수도 있는데, 그래도 약간 동동 떠 있는 느낌이 어색합니다. 그리고, 이 시작 버튼은 중간 정렬 해 놔도 언제나 아이콘 모음의 제일 왼쪽에만 있을 수 있나 봅니다. 저걸 누르기보다는 그냥 키보드 시작버튼 누르는게 편해졌습니다.

현재 윈도우 11의 작업 표시줄에서 고정된 프로그램, 실행된 프로그램은 아이콘으로만 표시됩니다. 맥에서의 독과 비슷한 식으로 동작하는데, 아이콘 및에 점과 선 같은 것으로 실행되고 있는 프로그램 여부를 보여줍니다...그리고 맥에서의 독과 비슷하게 기본 그룹화 설정을 풀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맥을 쓰면서 제일 답답했던 게, 웹브라우저 탭이 아니라 창을 여러 개 열었을 때 창간 전환할 때 윈도우는 그룹 설정 풀면 작업 표시줄에서 바로바로 건너갈 수 있는데, 맥은 독에서 창 리스트를 불러서 가거나, 미션컨트롤을 꺼내서 가거나 등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했다는 것이었는데...이제 윈도우에서도 그러게 생겼네요. 새 창 열때 전에는 아이콘 위에서 shift-클릭 많이 썼는데, 이제 안통합니다. 그냥 ctrl-N 이나 마우스 오른쪽 팝업 써야죠 뭐....

작업 표시줄에서 오른쪽 시계와 알림 존도 전에는 기능별로 다 따로 놀았지만, 지금은 사운드, 네트워크, 배터리 같은 부분은 하나로 묶여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건 맥보다는 리눅스 쪽 따라했나 싶긴 한데, 뭐 이런 건 깔끔해 보이고 괜찮습니다. 그런데 음...배터리 부분에서는 현재 사용 중인 파워 프로파일 설정이 좀 더 귀찮아졌군요. 전에는 그냥 슬라이더로 했는데, 이제는 제어판의 전원 설정을 한 번 꺼내야 됩니다. 설정 자체는 그리 달라지지 않고, 사실 대충 쓰자면 그냥 배터리 모드에서는 효율 우선, 외부전원 모드에서는 균형설정 모드로 두면 손댈 일도 별로 없긴 합니다.

시계와 알람도 이제는 동글동글한 개별 창 형태로 보입니다. 시계를 누르면 화면 오른쪽 상단에는 알람, 하단에는 달력이 보입니다. 아쉬운 점은 음...최근 윈도우 10에서는 캘린더와 달력이 연동되어서 일정도 보여주고 그랬는데, 이 기능이 다시 사라졌군요. 이러면 그냥 캘린더를 보고 말지, 달력을 볼 필요가 별로 없습니다. 윈도우 11에서의 기본 메일과 캘린더 앱이 아웃룩 서비스쪽의 업그레이드와 함께 크게 바뀔 거리는 소식도 들은 거 같은데, 이 부분이 반영될지는 봐야 될 것 같습니다.


4. 그럼 그 외의 부분은...UI의 소소한 변화를 제외하면, 쓰던 대로 쓰면 별 차이 없습니다. IE 11이 추가 기능으로도 없어지고 엣지의 IE 모드로 대체된다지만, 아예 IE 11을 추가기능에서도 지워버린 제 경우에는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그리고 맨날 쓰던 애플리케이션만 쓰던 상황이면 운영체제의 변화가 극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노트북의 경우에는 UI가 바뀌니 꽤 쓰는 기분이 달라지고, 전력 관리 같은 부분에서는 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윈도우 기본 앱들의 파워 프로파일도 전에는 그냥 미설정 상태였는데, 11은 대부분 기본적으로 설정되어 있네요. 하이브리드 그래픽의 노트북들에서 좀 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교적 최신 노트북이라 성능이나 기능 이런 데 딱히 부담을 느끼고 있지도 않은데, 윈도우 10에서는 인텔 블루투스 컨트롤러에 마우스를 물리면 종종 끊김 같은 현상이 있었는데, 11로 올리고 나니 의외로 이런 상황이 없어졌습니다. 드라이버인가 커널인가 전원관리 프리셋이 풀려서 그런가 좀 긴가민가 합니다만 일단은 그냥 쓰고 있습니다. 

UI 측면에서 바뀐 게 많이 느껴지는데, 이건 지금까지의 사용 패턴을 조금 바꾸어야 될 거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예전까지는 여러 창을 막 열어두고 늘어놓고 썼다면, 이제는 하나의 창과 작업, 화면에 좀 더 집중하라는 메시지인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몇 달, 몇 년간 생업에서 현타가 쎄게 오고, 나이도 먹고 집중력도 떨어져서 그런가 음악 들으면서 작업하기도 잘 안되고...심지어는 이제 모니터 두 개를 한 번에 잘 보지도 못하는 상황이 오면서, 나는 컴퓨터를 왜 쓰고 있나...고민하던 차에 윈도우 11의 변화는 의외로 지금 제가 하던 고민에 꽤 잘 부응하는 모습 같기도 합니다.


5. 그래서 이걸 꼭 업데이트 해야 하는가...라고 하면, 뭐 굳이 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10에서 11로 가는 라이선스 업그레이드 기간도 아직까지 명시적으로 나오지 않았는데, MS 계정 쪽에서 보면 10과 11의 라이선스 자체를 그렇게 똑 부러지게 구분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앞으로 서비스형 윈도우 쪽의 방향을 지향한다면 라이선스 구분의 필요도 줄어들기도 하겠죠. 그래서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앞으로의 변화를 보면서 천천히 새 PC와 함께 준비해도 늦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아직 윈도우 10도 지원 수명이 5년은 남았으니까요.

그리고 생업용(?)으로 쓰던 6세대 코어 프로세서 기반 씽크패드 E460은 이번 업그레이드 대상에서 아슬아슬하게(?) 컷 되었는데, 이건 굳이 무리해서 올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생업용이면 생업용답게 보수적으로 가야 할 필요도 있겠고, 윈도우 10의 지원 종료 시점이 먼저냐 고장나서 버리는게 먼저냐의 승부가 될 것 같습니다. 아직도 윈도우 10을 먹고 느릿느릿 11년째 돌고 있는 1세대 코어 프로세서 기반 에이서 아스파이어 1830T...는 지금도 돌아가는 것에 감사해야죠. 

사실 지금 시점에서 업데이트에 참 애매한 구간에 걸린 물건이라면 4~6세대 코어 프로세서 쓴 물건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4세대 수준에서 HP Envy14 노트북, 기가바이트 브릭스 프로, 5세대 수준에서는 코어 i7-6950X 기반 데톱, 6세대 수준에서는 펜티엄 G4400 쓴 홈 스토리지 서버...가 있는데, 일단은 전부 윈도우 10으로 버티다가, 2025년쯤 되면 노트북은 폐기, 데톱들은 상황 봐서 폐기 혹은 리눅스 기반 서버로 전환 정도가 선택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점차적으로는 집 안의 물리적 컴퓨터 수를 줄여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번이 또 한번의 계기가 될 듯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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