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은 지속적으로 꾸준히 변하고, 웹을 주로 쓰는 디바이스는 오래오래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최신 웹 환경을 위해서는 최신 브라우저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비교적 최신 OS를 돌릴 수 있는 새로운 디바이스가 필요한 것이죠. 덕분에, 지금 대략 10년 이상 된, 기술 지원이 종료된 레거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인터넷 연결이 되더라도 슬슬 할 수 있는 것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이제 윈도우 98 같은 걸 VM으로 설치하면, 예전에는 참 잘 썼지만 이제는 웹 접근 하나도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구글도 제법 레거시 정리를 꾸준히 합니다. 구글의 워크스페이스 서비스는 제법 새로운 브라우저 버전을 요구하며, 브라우저 업데이트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 서비스 접근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크롬 57 정도에서 업데이트가 끊긴 초기 크롬북 또한 이제 구글 서비스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윈도우 11의 출격을 앞두고 구글이 다시 한 번 레거시 정리를 결정했나 봅니다. 드디어 인터넷 익스플로러 11을 통한 서비스 이용의 제한 폭을 늘리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뭐 이전부터 구글 워크스페이스 등에서는 브라우저를 바꾸라는 경고 메시지가 있었지만, 이제는 검색 서비스에서부터 완전한 기능을 갖춘 페이지가 아닌, 기능이 제한된 페일백 버전의 페이지로 이동하게 된다고 합니다.
1. 사실 이런 소식이 그리 놀랍지만은 않습니다. 이미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MS가 향후의 개발을 그만둔 상태이고, 과거와의 호환성을 위해 남겨두고 있긴 하지만 2013년 이후 버전이 올라가고 있지도 않습니다. 이미 MS의 운영체제 기본 브라우저는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닌 엣지이고, 그마저도 2020년대로 들어오면서 크로미엄 기반으로 바뀌었습니다. 윈도우 10 21H1 이후나 윈도우 11부터는 크로미엄 기반 엣지가 기본입니다.
덕분에, 이제 일반적으로는 굳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꼭 꺼내서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심지어는 운영체제가 하나의 브라우저를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윈도우 또한 10 이후부터는 엣지를 쓰라고 추천하거든요. 지금의 엣지는 또 다른 모습의 크롬 같아서 호환성 같은 부분에서도 큰 차이가 없고, 지난 10년간 웹 생태계도 대세가 바뀌어서 이제는 예전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위치를 크롬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도 지금은 크로미엄 엣지 하나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2. 물론 몇몇 특수한 상황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필요한데, 특히 한국의 관공서나 금융 쪽이 심하죠. 이거야 예전의 액티브X에서부터 이어져 오던 업보도 크고, 시스템 전환의 시기를 조금 놓쳐버린 문제도 있을 것입니다. 그나마 금융쪽은 모바일 대응 같은 것도 있고 해서 상황이 나은데, 진짜 위기는 관공서 쪽에서 나옵니다. 특히 세금과 관련된 데가 심하죠....
얼마전 고용보험 사이트를 갔더니 교육 영상 하나를 보고 서류를 하나 찾아보기 위해 인터넷 익스플로러조차도 예전 레거시 환경과 비슷하게 보안을 내리고 쿠키를 대거 허용하고 GPU 가속 렌더링 설정을 끄는 등의 설정을 하고서야 화면을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당연히 다른 브라우저에서는 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특수환경(?)은 가상 머신을 동원하는 것도 여의치 않을 경우가 많으니, 구형 노트북 같은 걸로 전용 환경을 만들어 두는 것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도 이런 관공서 작업들을 위해, 11년 된(...) 구형 노트북에 윈도우 10을 올려두고 전용 환경 설정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나마 요즘 인터넷 익스플로러 11이면 상황이 좋은 거죠. 예전에는 특정 사이트 접근을 위해 윈도우 7 초기버전에 인터넷 익스플로러 7 조합만이 가능해서, 업데이트를 막고 쓰던 적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그나마 나아졌다고 해야 할까요...
또 다른 특수환경은 기업의 내부 시스템들도 있습니다. 이 또한 관공서와 비슷한 상황이죠. 사용자가 환경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없습니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아쉬운 사용자가 환경을 맞춰야죠. 윈도우 10에서는 아직 추가 기능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11을 쓸 수 있고, 윈도우 11의 엣지에서도 이런 난감한 엔터프라이즈 환경을 위해 IE 모드가 제공된다고 합니다. 대략 수명은 음...최소한 윈도우 10의 지원이 끝나는 2025년을 넘어, 2029년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니, 그 전에는 다들 뭔가 하겠죠. 그 이후에는 음...인터넷 익스플로러 엔진을 앱에 내장한 전용 클라이언트 프로그램 같은 것도 고려해야 될 것입니다.
3. 또 다른 레거시 청산 소식은 모바일 쪽에서 나왔습니다. 이건 '이제서야' 라는 느낌이 들 정도인데, 대략 10년 정도쯤 지난 안드로이드 2.3 버전대의 디바이스에서 구글 계정 로그인과 검색 앱 사용이 공식적으로 블록된다는 소식입니다. 사실 지금 안드로이드 2.3을 쓰면...앱스토어도 그렇고 뭐 제대로 쓸 수 있는 것도 없고, 디바이스 성능 또한 뭐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을 겁니다. 덕분에 이 부분은 '이제서야' 라는 느낌도 좀 들긴 합니다...
영향을 받는 건 초기 갤럭시 S 시절 디바이스 정도겠네요. S2나 노트 1 정도만 되어도 마지막에는 안드로이드 4.1까지는 업데이트가 되었으니 이 입구컷은 넘어갔는데, 아직 이걸 쓰시는 분들은 특수 목적 말고는 본 적이 없습니다. 의외로 오랜 기간이지만, 이 또한 언제까지나 쓸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생각하게 되네요. 다시금 음...책상 한구석에 있는 11년된 윈도우 노트북의 장수가 놀라워 보입니다.
여러 모로, 이제 디바이스들은 적당히 사용하다가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순리가 될 것 같네요. 윈도우 11도 이번에 요구사양에서 논란이 많지만, 참 숨가쁘게 달라지는 모바일 환경의 수명에 비하면 그냥 애교 수준 정도로만 보입니다. 저도 음...앞으로는 몇 년에 한 번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노트북을 바꾸면서 사는 패턴으로 갈까 싶습니다. 대략 5년 정도면 아주 무난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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