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업무용 환경을 위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검토와 배치 by 파란오이


이제는 진짜로 일을 열심히 할 필요가 없게 되었지만, 일과 삶을 분리하는 김에 정말 완전히 정석대로, 그레이존 없이 돌려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번 툴셋을 잘 짜면 앞으로 10년은 편안할 수도 있겠다만...뭐 이것도 다른 일을 시작하면 아무 소용없어지는 것이겠죠. 그래도 당분간은 프리랜서 같은 신세이니, 이런 부분이 완전히 의미 없다고 할 수도 없겠습니다.

지난 번에는 현타가 쎄게 와서 업무용 환경을 기존에 외부 업무용으로 쓰던 씽크패드 E460 한 대에 몰아버리고, 다른 개인용 데톱이나 노트북에서는 이 업무용 환경 설정을 모두 날려버렸습니다. 이제 일을 하려면 업무용 노트북을 꼭 켜야 하는 것이죠. 덕분에 이것저것 번거로운 것들도 생겼지만,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는 자료들을 취합하는 수고는 조금 덜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업무용 환경에서 사용되는 모든 도구들이 합법적인 라이선스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가 사실 꽤 미묘하고, 지금까지는 간과하고 있던 부분들도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1. 제일 먼저 고민해야 되는 것은 업무 환경이 'commercial', 영리 활동의 범주인가...인 것일 텐데, 이 영리 활동의 범주에 대한 정의도 좀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기업의 업무 활동을 위한 모든 활동을 영리 활동이라 하면, 집의 개인 PC에서 웹으로 회사 메일에 들어가 문서 하나를 다운받아, 홈 버전의 오피스로 수정 후 다시 보내는 활동도 라이선스 위반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영리 활동을 조금 관대하게 해석해서, 자기 제품에 포함해 재판매하는 수준부터 영리 활동이라 본다면 위의 상황은 별 문제가 안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PC를 사용함에 있어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운영체제의 경우, 보통은 윈도우와 리눅스 정도를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이 중 리눅스라면 음...배포판에 따라 정책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메이저 배포판들은 업무 등의 영리 목적 활동을 위한 사용에 별 제한을 두지는 않지만 가공 등의 경우 소스 공개, 재판매 등에서는 라이선스 협의, 그리고 기업 등에서는 유지보수를 위한 서비스 추천 뭐 이정도가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입니다. 즉, 혼자 쓰면서 트러블슈팅을 모두 책임질 수 있다면 쓸 수도 있습니다.

윈도우라면 상황이 좀 달라지는데, 일단 어떤 형태로든 구매를 해야죠. (대)기업용 볼륨라이선스 같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사람 몇 명 정도의 소기업이라면 일반 소비자용 윈도우, 홈 에디션을 사도 별 문제는 되지 않는다는 해석이 일반적입니다. 개인회사 급의 작은 조직이면 노트북을 살 때 윈도우가 기본 탑재되어 있다면 라이선스 측면에서는 가장 깔끔한 해결일 것 같습니다. 뭐 이와 비슷하게, 본격적으로 기업을 노리는 비즈니스 노트북 라인의 경우 윈도우 탑재가 없는 경우가 꽤 있는데, 이는 대기업의 볼륨라이선스를 염두에 둔 구성이 아닐까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2. 일단 윈도우 자체의 라이선스를 해결했다고 해도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제일 먼저 마주하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이죠. 일반 개인이 만드는 계정을 업무용 PC에 그대로 써도 될 것인가...시원한 답을 찾지는 못했는데, 정황적으로 보면 개인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의 업무용 사용은 문제가 될 소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일단 저 계정은 개인 용도에 한정되는 것이고, 비즈니스 용으로는 별도의 마이크로소프트 365 플랜이 추천됩니다. 그리고 이 365 플랜을 구독하지 않는다면, 웹 기반의 오피스 온라인이나 원드라이브 등 MS 계정에 붙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라이선스 위반이 뒬 소지가 있습니다.

이런 결론을 얻으면, 일단은 시스템에서 마이크로소프트 계정 연결을 지우고, 로컬 유저로 전환하면 됩니다. 문제는 로컬 유저로 전환하면 몇 가지 편의사항들을 잃습니다. 정품 인증이야 키 혹은 시스템 인증으로 좀 불편하게(?) 해결해야 될 것이고, 시스템 설정 백업 같은 부분도 못쓰고, 원드라이브도 원칙적으로는 지워야 합니다. 스토어의 경우도 엄밀히 말하면 제대로 사용할 수 없지만, 19H1부터였나 해서 현재 최신 버전에서는 MS 계정 없이도 무료 소프트웨어에 한해 스토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스토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기본 설치되는 앱이나 드라이버의 컨트롤 패널 같은 앱들의 업데이트가 가능합니다. 이건 DCH 드라이버에서 드라이버의 컨트롤 패널 등의 앱을 스토어에서 제공하기 때문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이 없으면 엣지 브라우저의 계정 동기화도 사용할 수 없는데, 이것도 뭐 아쉬운 대로 로컬 계정을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이건 구글 쪽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구글 워크스페이스 계정이 없다면 업무용 PC에서는 크롬에 온라인 동기화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안전할 것입니다.사실 이런 사소한(?) 부분들을 체크해 털어갔다는 소식은 그리 들은 적이 없지만, 염두에는 두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윈도우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소프트웨어들은 기본적으로 윈도우의 라이선스를 따라갑니다. 즉, 윈도우가 정품이라면 윈도우에 포함된 기본 소프트웨어들은 업무용으로 사용에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인데, 이것도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변수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스토어가 임의로 밀어넣는 광고용 설치(?)들, 그리고 글꼴이 있겠습니다. 일단 윈도우 설치 후 프로그램 목록에서 삭제가 가능한 스토어 앱들은 최대한 삭제하고 나서 뭔가를 시작하는 게 좋겠습니다. 글꼴은 음...뭐 안잡는다고는 하는데, 문제의 소지가 남아 있으니 창작물에는 별도의 라이선스 자유로운 글꼴을 따로 쓰는 게 좋겠습니다. 제 경우에는 구글/어도비의 본고딕과 네이버의 나눔글꼴 시리즈를 주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3. 개인용 서비스는 대부분 무료라고 하지만, 영리 활동의 업무용 서비스는 일단 유료가 기본입니다. 그리고 저같은 소규모나 프리랜서 사용자들의 경우 이 무료와 유료의 경계선상에 서게 됩니다. 그래도 다시 생각하면, 일단 온라인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한다면, 신뢰성 같은 부분에서 홈페이지 도메인과 도메인이 달린 회사 메일은 기본 중 기본일 텐데, 이게 비즈니스 플랜에서부터 제공됩니다. 즉, 본격적으로 뭔가를 시작한다면 일단 이런 데 돈이 나가는 건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몇 가지 선택이 있을 텐데, MS나 구글 등의 서비스, 혹은 홈페이지 호스팅 업체 등의 서비스를 고르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일단 구글과 MS의 조건 정도를 본다면, 몇 가지 선택의 갈림길이 있습니다. 일단 브랜드 선호도가 있겠고, 비용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 중 어떤 것이 필요할 것이냐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일단 정말 절대적인 가격을 중시한다면 구글 워크스페이스 쪽이 시작가는 더 낮습니다. 용량은 30GB군요. 메일 정도라면 대부분 크게 모자라지는 않겠지만, 드라이브를 생각하면 조금 아쉬운 용량입니다. 그래도 약간이나마 더 싸니까...MS 쪽은 시작부터 메일 50GB, 원드라이브 1TB를 깔고 시작하는 관대함이 있습니다. 웹 버전 오피스 정도로 충분하다면 참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거야 뭐 구글도 마찬가지니까...

중간 티어 쯤으로 넘어가면 구글의 비즈니스 스탠더드가 만원 언저리에서 2TB 용량을 주는군요. 이 정도면 용량 면에서는 MS보다 오퍼링이 나아 보입니다. 그리고 MS는 좀 더 쓰면 웹버전이 아닌 전통적인 설치형 오피스 365를 선택할 수 있으니, 오피스 365가 필요하다면 그냥 다른 쪽을 타협하고 MS 쪽을 쓰는 게 낫겠습니다. 물론 리눅스라면...설치형 오피스나 원드라이브 서비스 모두 제대로 활용할 수 없으니 그냥 구글 쪽을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4. 제 경우는 이미 윈도우 + 구글 워크스페이스가 기본 환경입니다. 덕분에 윈도우 설치 후 계정을 오프라인으로 전환하고, 사용하지 않을 기능들과 앱들을 대거 정리하고, 구글 크롬 위에 구글 워크스페이스 계정을 연결해 사용합니다. 일단 구글 크롬 자체는 영리적 활동을 위한 사용에 제약을 받지 않지만, 계정은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이 부분은 엣지도 비슷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그리고 구글 드라이브 앱을 통해, 리브레오피스로 작업하는 문서들을 백업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은 음...문서 작업에는 리브레오피스를 일단 사용하고 있고, 이미지 편집에는 gimp와 darktable, 음악 듣는데는 vlc와 foobar2000 정도를 가끔 쓰고 있는데, foobar 말고는 다 오픈소스죠. vlc 경우에는 라이선스가 미묘...한데, vlc는 포함된 ffmpeg의 수정이나 재배포 같은 조건이 아니면 큰 문제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까지 대략 정리를 해 놓았는데... 뭐 이제는 예전처럼 그렇게 일에 얽매일 상태도 아니게 되어서 조금은 허탈하긴 합니다만, 앞으로 일 안하고 살 것도 아니니 앞으로도 이렇게 만들어 놓은 환경은 잘만 적응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개인용 환경에는 음...글은 거의 웹 기반에서 쓰고 하니 구독중인 오피스 365 설치는 해 놓았지만 실행할 일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참 쓸모없는 오피스 365지만, 용량 인심이 후한 원드라이브에 끼워 판 이상 어쩔 수 없이 사는 셈입니다...


덧글

  • 서린 2021/09/20 19:30 # 답글

    회사 문서 열어서 편집하면 커머셜 이용
    입니다.

    개인 계정의 업무용 피시이용은 라이센스 위반 이전에 사규의 사적 이용에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인컴엔 업무관련으론 아무것도 안 쓰는게 좋습니다. SaaS 같은 것들 로긴도 개인 컴에선 기본적으로 금지인 회사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회사들은 SAML에 endpoint묶어서 회사컴에선 회사 계정만 쓰게하고 회사컴 아닌 경우엔 회사 계정 로긴을 막게 합니다. 유일하게 예외가 BYOD단말인데 이건 MDM 필수입니다.
  • 파란오이 2021/09/21 17:26 #

    음...뭐 사규야 워낙 작은 회사였어서 제가 만드는 위치에 있었으니 걸릴 것도 없을 겁니다...
    엔드포인트에 MDM까지 세팅하는 큰 조직은 이제 저와는 좀 많이 멀어졌네요 허허허....

    그리고 코로나와 원격근무 이후 소프트웨어 배포와 사용 방식도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SaaS가 합리적으로 보일 정도이니...

    커머셜 이용 정의의 경우, 문서작성 관련이 아니고 오픈소스 기반이면 커머셜의 정의가 좀 다른 차원으로 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개발 등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까다롭게 다루어지기도 했습니다.
  • 빨간콧수염 2021/10/11 08:12 # 답글

    MS는 다른 것보다 개인 계정에서 비즈니스용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기존의 계정을 그대로 쓸 수 없다는 게 너무 불편하더군요.
  • 파란오이 2021/10/12 17:10 #

    판매 채널과 정책이 다르니 참 번거롭긴 한데, 선을 긋는다는 측면에서는 뭐 납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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