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된 소식이지만, 윈도우 10에서 11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실질적으로 8세대 코어 프로세서 이후만 가능하다고, 그 이전 세대의 PC는 2025년까지 윈도우 10에 머물다가 하드웨어를 바꾸어야 한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소리가 나오자마자 마이크로소프트의 횡포(?)에 대항하기 위한 대안으로 크롬북 등을 제시하는 경우도 본 거 같은데....개인적으로는 참 동의하기 힘듭니다.
사실 집에 크롬북이 한 대 있습니다. 삼성 시리즈 5 초기형. 코드명 lumpy였나...구형 아톰 쓴 완전 초기형입니다. 2012년이었나 나왔고 2016년에 지원이 끊겼습니다...그때도 계륵이고, 지금은 더욱 계륵입니다. 이 크롬북이 어떻게 만들어져 있냐 하면...리눅스 커널 위에 적당한 GUI와 크롬을 올리고 잘 묶어 둔 겁니다. 사양은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메모리나 저장장치를 참 아껴 두었는데, 크롬OS의 용량 자체가 워낙 경량화되어 있어 별 문제는 되지 않았었습니다. 그리고 하드웨어 커스텀들이 들어가 있는데, 키보드 같은 부분들은 물론이고, 펌웨어 레벨부터 커스텀 구조였습니다.
덕분에 2016년쯤 지원이 끊긴 크롬북은 음...5년이 지났군요. 마지막에 올라간 것이 크롬 58 버전쯤입니다. 이후 OS도, 브라우저도 업데이트가 끊겼습니다. OS 업데이트가 끊겨도 브라우저 업데이트가 좀 더 이어졌으면 수명이 좀 더 길어졌겠지만, 브라우저가 OS 레벨로 통합된 덕에 수명이 끊겼습니다. 덕분에 지금 이 크롬북은 구글의 웹 앱 상당수를 사용할 수 없는 애물단지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리눅스 등 다른 운영체제로 바꾸려면 펌웨어 개조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뒷판 따는 것부터 시작해서 사실 만만찮고, 그만한 가치가 있을지도 좀 의문이긴 합니다.
이런 지원종료 이후의 퇴역에 있어 또 생각나는 것이, 작년에 보드 고장으로 버렸던(...) 맥북 에어가 생각납니다. 2세대 코어 프로세서 기반의 2011 mid 모델이었고, 출시 당시 10.7 라이언이 올라가 있었죠. 이후 애플의 운영체제 업데이트 정책이 10.9 매버릭스 이후 매년 무료 업그레이드로 바뀌었는데, 2011 모델들의 마지막 운영체제는 10.13 하이 시에라였습니다. 지금은 11 빅서가 12 몬트레이에 바톤터치할 준비를 하고 있죠.
이런 구형 모델들에 계속 공식 지원 macos를 유지한다고 하면, 사실 수명은 얼마 남지 않은 듯 합니다. 매년 os가 업데이트되면서, 구형 os에 대한 지원도 제법 빠르게 끊기고 있는데, 현재 크롬 최신 버전의 경우 2015년 발표된 10.11부터 사용할 수 있군요. 아직 2~3년 정도의 여유는 있다고 봐야 될까요..생각해 보니 2011년 모델이면 벌써 10년...뭐 이 정도면 충분히 할 만큼 했다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음... 이와 반대로 정말 질기게 명을 이어가고 있는 모델도 있습니다. 2010년 구입했던 에이서 아스파이어 1830T. 1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쓴 모델이고, 윈도우 7 기반이었습니다. 사실 1세대 코어 프로세서 기반 모델들의 경우 윈도우 10으로 올라가는 데 있어 그래픽 드라이버의 WDDM 모델이 1.1이고, 인텔의 공식 지원은 3세대 코어 프로세서 부터라 좀 찜찜하긴 하지만, 일단 윈도우 10으로 올리면 윈도우 드라이버 라이브러리에 지원이 포함되어 있어 어떻게든 굴릴 수는 있는 상태입니다.
덕분에 이 모델은 윈도우 10 최신 업데이트를 먹어 가며, 느릴지언정 그 명을 계속 연장하고 있습니다....윈도우 11을 못먹어도 윈도우 10 지원종료 전까지 하드웨어가 죽느냐 리눅스를 먹어가며 버티느냐의 좋은 승부입니다. 물론 리눅스도 하염없이 레거시를 지원하지는 않는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레드햇의 다음 버전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같은 경우에는 1세대 코어 프로세서까지의 지원을 끊을 거라는 소식도 들린 거 같습니다. 뭐 이때쯤 되면 네할렘 이후 15년이니 충분하다 싶긴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크롬북은 음...예전보다는 지원 기간이 길어졌다지만, 막상 써본 입장에서는 굳이 크롬북 폼팩터에 연연할 필요도 없겠다 싶습니다. 하드웨어에 깔끔하게 통합되어 비교적 저렴하게 나온다지만 비교적 지원 수명도 짧은 편(?) 이고, 대안은 비슷한 구성의 저가형 프리도스 하드웨어에 리눅스와 크롬을 설치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조금 귀찮고 번거롭겠지만 아마 소프트웨어 지원 자체는 더 길게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폭도 더 넓을 것입니다. 덕분에 크롬 OS 쪽에서도 리눅스와 안드로이드 앱 지원이나, OS와 브라우저 업데이트 분리 등의 장기 프로젝트를 제시한 바 있어서 앞으로는 달라질 수도 있겠습니다.
이 와중에, 네이버가 비슷하게 웨일북(...)을 내놨는데 반응이 영 이상하죠. 어떻게 패키징했을지 좀 궁금하긴 합니다. 하드웨어 수준에서 운영체제 통합을 위한 락인 등은 걸었을지, 아니면 그냥 기존 하드웨어에 리눅스 커스텀에 웨일만 올렸을지...물론 직접 건드려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x86 범용 모델들의 소프트웨어 수명 쪽이 조금 더 긴 건 분명하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그리고 조만간 이 애물단지 크롬북은 폐가전 수거 서비스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개조가 귀찮으니 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네요.


덧글
윈도우와 리눅스, 그리고 맥과 안드로이드, etc의 큰 차이는 하드웨어와의 결합 수준에서 오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안드로이드는 임베디드에 가까운 태생적 성격으로, 그리고 맥은 음...태생적인 똘끼도 한몫 하겠네요. 윈도우도 레거시 지원 측면이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뭐 그게 이제는 업계의 표준이 되어 모두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의 PC 사용 연한 증가도 좀 심하다 싶습니다. 차도 10년 잘 안타는데 PC에 10년 이상을 바래기는 좀...
예로든 윈도우7이라는 녀석...한국 인터넷 도서 판매업체 중 탑이라고 할 수 있는 모 업체 현장에서 인터넷 연결까지 된녀석이 IE11이랑 같이 여전히 활동중입니다(.......)
랜섬웨어 같은건 왜 그런데 안들어가나 몰라(....)
10 년전의 시스템을 쓰는지라, 윈도10으로는 느려 터져서 .... 어쩔 수 없이, 리눅스를 깔아서 쓰고 있지만서도 -- 아무래도 앞으로도 쭈욱 MS를 쓰는게 마음의 평안을 얻는 길인가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음...10년 전 노트북에는 리눅스보다 윈도우 10이 더 낫더군요. 요즘 리눅스도 무게감이 만만치 않습니다. 제 노트북이 초기형 초저전력 모델이라 그런지 유독 느리고, 파워 프로파일 지원 문제도 있고, GPU 지원도 약하고 하니 유독 더 그런가 봅니다.
크롬북은 가벼운 맛 + 되는 게 한정적이란 장점? 외엔 딱히 끌리진 않더군요. 화면 크고 키보드 달린 안드로이드 폰 느낌에 가까운지라.
크롬북이야 리눅스 위에 크롬'만' 올려놔서 웹 기반에서는 모든게 되지만, 리눅스에 크롬 올린거하고 비교해서 덜 귀찮지만 답답하긴 합니다. 안드로이드보다도 좀 더 답답한 게, 크롬북은 지금까지는(?) 브라우저 선택이 안됩니다. 그래서 안드로이드는 지원 끊긴 구버전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크롬북은 지원 종료가 사망선고가 되는 구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