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바이트 브릭스 프로 급사 위기에 심폐소생술 성공 by 파란오이


집에서 거실용이나 소일거리 다운로드용 등으로 소소하게 여생을 보내고 있는 이 기가바이트 브릭스 프로 i7-4770R...사실 이것도 연식이 꽤 되었지만, 지금까지 별 탈 없이 그냥저냥 쓰고 있습니다. 사실 하드웨어 파워에 비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이제는 구조상 업그레이드도 여의치 않네요.

기가바이트 브릭스 시리즈 모델의 시초이기도 한 이 브릭스 프로 i7-4770R.....프로세서 분류는 데스크톱용인데 사실은 H급 모바일 플랫폼 기반입니다. 최근에도 11세대에 비슷한 모델이 스펙시트에 등장했다고 떠들석했는데, 그런 모델의 계보는 역시 이녀석이 시조입니다. 내장그래픽도 아이리스 프로 5200에 EDRAM 128MB가 L4 캐시로 동작하는, 모바일에서는 풀스펙급의 사양이었습니다. 저는 여기에 DDR3L 8GB, 240GB SSD+750GB HDD 조합으로, 4K TV에 HDMI로 물리고 FHD로 세팅해 (가끔)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음...전날까지 잘 쓰고 (원격으로) 껐던 시스템이, 다음날 다시 전원 버튼을 누르니 아무 응답을 하지 않습니다. 순간 머릿속에 온갖 가능성이 지나갑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의 상당수가 '이녀석 이름값하는거 아닌가'로 귀결됩니다...벽돌이 되어 휴지통행 하게 되면 좀 아깝긴 하지만, 이제는 세월이 세월이니 적당히 납득해야 할 때도 되었지 않겠나 합니다.



일단 몇 가지 기본적인 가능성을 체크합니다.

- 어댑터 사망 : 어댑터는 19V 전압에 130W급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탭은 5.5-2.5mm 정도로, 일반적인(?) 노트북 어댑터의 사양입니다. 집에서 이 사양의 어댑터는 65W급이 하나 있고, 확인 가능한 노트북은 이제 10년이 넘은 에이서 아스파이어 1830T 정도가 있네요. 서로 크로스체크시 어댑터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 보드 문제 : 이것도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얘는 전원버튼이 보드에 붙은 푸시스위치를 기계적으로 누르는 방식이라, 이 푸시스위치가 죽으면 또 아주 귀찮은 일이 됩니다. 그리고 최근 윈도우 10 업데이트들이 구형 시스템의 롬바이오스 특정 영역을 건드리기도 한다는 풍문을 들은적도 있는데, 이 시스템은 인수 이후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음...이 보드 바이오스 문제에 기인하면, 일단 응급처치는 CMOS 리셋입니다. 문제는 이 시스템의 CMOS 리셋 방법은 배터리 분리 뿐입니다. 배터리 분리를 위해서는 보드를 섀시에서 완전 분리하고, 보드 뒷면(?)에 쿨러 옆에 있는 CMOS 배터리 케이블을 보드에서 분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일단은 보드를 분리하는데, 뒷판을 열고 하드를 분리하고, 보드 고정 나사 두개를 제거하니 보드가 조금 흔들리긴 한데 잘 빠지지 않습니다....다시 보니, 백패널쪽이 슬라이드 형식으로 분리가 되는데, 이걸 안하면 보드가 빠지지 않습니다. 일단 이 부분에서 조금 헤맸습니다. 그리고 무선랜 안테나도 걸기적거리니 적당히 빼 주면 좋습니다.

이렇게 복잡하게 보드를 빼내면, 가장자리에 2핀 케이블로 연결된 CR2032가 있는데, 이게 노트북에 쓰는 것처럼 케이블이 배터리에 스팟용접된 형태입니다. 보드의 2핀 커넥터에서 케이블을 뽑았다가 다시 끼우고 전원을 연결하니...오 보드 LED에 불이 들어오면서 켜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적당히 조립하고 켜서 날짜세팅을 다시 하고...부팅이 되는군요. 

그런데 종료하고 나니 다시 깨어나지 않습니다.....

- CMOS 문제 : 위의 보드문제에서 나오는 가능성 중 보드 바이오스와 최근 운영체제와의 조합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어, 일단 바이오스를 업데이트 해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기가바이트 홈페이지에는 마지막 버전이 F8 버전이군요. 기존 버전은 F4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음...무슨 패기인지는 모르겠는데, 기가바이트가 제공하는 바이오스 데이터에는 정말 롬 데이터만 있습니다. 안에 설명서를 보니 'AMI Aptio 업데이트 툴을 직접 받아서 써라' 라고 하네요. 와.....심지어는 설명서에 안내된 링크는 저작권 동의 페이지라 다운로드로 넘어가지 못합니다.

이거야 음...뭐 그냥 구글링해서 받아서 해결했습니다. 적절한 툴에 롬데이터를 복사해서, 기본 스크립트를 쓰면 된다고 하는데....efi/dos/windows 중에서 전 윈도우용 툴을 쓰기로 했는데, 기가바이트가 준 윈도우용 업데이트 패키지 스크립트(그냥 배치파일)은 afuwin이 아니라 afudos로 작성되어 있군요. 이것도 뭐 사소한(?) 문제라 그냥 제가 고쳐서 썼습니다. 그래서 일단 아주 귀찮은 과정이지만 업데이트는 성공. 

그런데 종료하고 나니 다시 깨어나지 않습니다......


- 운영체제 문제 : 지금까지 잘 썼지만 그래도 운영체제 문제인가 싶어서...우분투 20.04를 깔아 보았습니다. 설치도 빠르고 장치 안잡히는 것도 없고 뭐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만...

그런데 종료하고 나니 다시 깨어나지 않습니다......

- CMOS 배터리 문제 : 보통은 이 배터리가 문제가 있으면 그냥 CMOS 데이터 저장이 안되고 해서 에러를 뿜는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때로는 다른 반응이 있을 수 있나 봅니다. 구글링 했더니 생각보다 비슷한 벽돌 증상이 좀 보입니다. 그리고 그 중 몇몇 사용자들이 CMOS 배터리 교체해서 심폐소생에 성공했다는 경험담을 써 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음...당장 교체할 만한 작업 다 된 배터리는 없고, 일단 기존의 CR2032에 스팟용접을 뜯고, 새 2032에 붙여서 테이프를 감으면 위기를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만...쉽지 않군요. 

그런데 종료하고 나니 다시 깨어나지 않습니다......

- CMOS 배터리 교체 : 결국 인터넷을 뒤져서 작업된 배터리를 샀습니다. 이런걸 해외직구까지 할 필요는 없고, 국내에서 노트북용으로 잘 작업된 것을 개당 1500~2000원 정도에 팔고 있습니다. 제 경우는 배송비가 더 비싼 이 물건을 한 4개쯤 사서 배송비까지 만원 정도를 지불했습니다. 그리고 도착 후 몇번이고 뜯었던 이 브릭스를 다시 뜯고 배터리를 갈고 재조립...

종료하고 나니 뭔가 부드럽진 않지만 다시 켜집니다!

뭔가 부드럽지 않은 것은 재조립을 대충대충(?) 하면서, 앞서 언급한 물리적 푸시버튼의 위치가 틀어졌나 싶기도 한데, 이건 한번 뜯고 나니 그리 쉽게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조금 신경써서 눌러야 하는가 싶습니다.

뭐 이렇게 먼 길을 돌아 일단 문제를 해결하긴 했는데....뭐 다음 문제가 생길 때쯤엔 퇴역을 고민해도 되겠죠.


덧글

  • 2021/06/20 23:28 # 삭제 답글

    CMOS 배터리 문제로 저런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잘 보았습니다.
  • 파란오이 2021/06/24 15:38 #

    저도 뭐 이런거쯤이야...하면서 얕보다가 당한 느낌입니다. 여기저기 보니 최근 서버보드들도 이런 일이 있긴 있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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