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지름 - 하이닉스 Gold P31 NVMe 1TB SSD by 파란오이

요즘 여러 모로 데스크톱 PC의 유지에 회의감이 느껴지고 있어 될 수 있으면 투자를 아끼고 있는데, 어쩌다 보니 빅 찬스딜이 들어와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물건을 받아들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하이닉스의 Gold P31 SSD, 용량은 1TB 짜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물건을 피땀눈물 에디션이라고 명명하고 있는데, 중고로 샀는데 원주인은 이걸 사놓고 시스템과의 호환성 트러블로 한 번도 못쓰고 대폭 감가상각해서 팔았기 때문입니다...어쩌다 보니 제가 참 악덕 거래자인 거 같은 느낌도 들긴 합니다만 뭐 아무렴...

제대로 돌릴 수만 있다면(?) 스펙이나 퍼포먼스는 나무랄 데 없습니다. 최신 모델이고, TLC 3D NAND도 이제 무르익어서 성능과 내구성 걱정을 할 레벨은 아닙니다. 뭐 앞으로는 QLC가 이런 저리를 대체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TLC까지는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든 성능과 내구성 양 쪽을 다 잡아내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음...보통은 이 M.2 SSD를 보드에 장착하지만, 이번에는 컨버터를 써서 확장 슬롯에 달았습니다. 지금 쓰는 i9-7900X의 PCIe는 44레인이고, 보드에서도 16/16/8 슬롯이 그대로 살아 있는 덕분에 가능한 선택입니다. 예전 mSATA때는 이 컨버터의 품질 문제로 고생을 좀 했는데, 그래도 이번에는 한 번에 괜찮아 보이는 물건을 뽑아서 다행이라는 느낌입니다.




1. 개인적으로 이 모델을 피땀눈물 에디션이라 하는 이유는 (중고) 구입 결정까지 원 주인이 겪었던 파란만장한 이벤트 덕분입니다.

원래 주인은 이 SSD를 라이젠7 3800X / B450 구성의 레노버 리전 게이밍 데스크톱에 쓰려고 구입했지만...설정을 어떻게 해도 장착만 하면 바이오스 포스팅을 건너가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SSD가 이상한가 싶어 용산의 센터까지 갔다 왔지만, 센터에서는 정상 판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외국 포럼들을 찾아보니, AMD의 400/500대 칩셋 기반 보드에서 P31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는 사례들을 수없이(...) 찾아볼 수 있었고, 최근 MSI의 바이오스 업데이트 중 agesa 1.2.0.1 적용과 함께 p31 smart 값에 대한 버그 수정이라는 목록도 있었습니다. 여하튼 AMD가 문제인지 레노버가 문제인지 하이닉스가 문제인지는 여전히 미궁이지만, AMD 플랫폼에 쓰기에는 확실히 리스크가 있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물론 레노버도 화이트리스트라는 함정카드가 존재할 수도 있고, 하이닉스의 컨트롤러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셋이 모이니 대환장파티가 벌어졌습니다.

또 다른 함정카드는 워런티입니다. 이 SSD는 앞면에 스티커(커버), 뒷면에 라벨이 있는데, 그 어떤 것도 건드리면 안됩니다. 원주인은 이런 경고를 못보고, 방열판 작업한다고 아무 생각 없이 앞면 커버를 뗐다가...정품임에도 불구하고 워런티가 홀랑 날아갔습니다. 이거야 국내 이야기고, 꽤 사례가 많습니다...사실 멀쩡하게 돌아갔으면 속이 쓰리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은 엔딩이었을 텐데, 쓸 수도 없는데 워런티도 날아갔으니 중고로 팔 때 속이 더욱 쓰린 것입니다. 

저야 뭐...이 모든 스토리를 다 알고 가져와서 피땀눈물 에디션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그래서 조금은 긴장하면서 첫 설치를 시도했는데, i9-7900X / X299 플랫폼 기반에서는 허무하게 아무일 없이 잘 돌아갑니다. 


2. 장착은 이런 카드를 사서 했습니다. 컴퓨존에서 6천 얼마짜리 M.2 PCIe 컨버터입니다. 

보통 이런 컨버터를 쓰는 이유는 보드에 M.2 포트가 없거나, 모자라거나, 있어도 규격이 구형이거나 한 경우인데, 이런 경우가 의외로 많지는 않습니다. M.2 포트가 없어서 쓰는 경우는 6, 7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B150 메인보드 초기형을 사용해서 PCIe 3.0 x4 슬롯이 있는데 M.2가 없는 경우, 혹은 하스웰/브로드웰의 HEDT 프로세서와 X99 메인보드에서 NVMe를 사용하고 싶은 경우 정도가 있겠습니다. 모자라거나 한 경우는 세대 불문하고 있을 수 있는 상황이고, 규격이 구형이거나 한 경우는 4, 5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80, 90 시리즈 칩셋 기반 메인보드가 해당될 겁니다. 

제 경우는 음...M.2 포트가 번거롭고, CPU 직결을 한 번 해보고 싶어 선택했습니다. 7900X의 PCIe 레인 수는 44개고, 현재 쓰는 TUF X299 mark 2는 프로세서 직결로 16/16/8 슬롯이 있습니다. 지금이야 16 한 개만 그래픽카드가 쓰고 있죠. 프로세서 직결로 nvme ssd가 물리면, pch와 dmi를 거치면서 빠듯한 대역폭 경쟁을 안해도 되니 미세하게 성능에서 장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메인보드의 종특 때문입니다. 제 보드의 경우 M.2 소켓이 하나는 보드에 수평, 하나는 수직(...) 장착인데, 예전에 조립할때 귀찮고 손에 걸리고 번거롭고 해서 수직 장착 소켓용 가이드 설치를 해 두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쓰던 WD SN700 500GB도 M.2 소켓에 장착해야 하니, 수평과 수직 모두를 써야 하는 상황에 왔습니다. 하지만 보드를 들어내기는 귀찮고...그냥 컨버터를 사자...고 한 것이죠. 

문제는 음..예전 mSATA때 겪은 것인데, 종종 이 컨버터의 품질 문제로 정상적인 사용이 힘들수도 있습니다. mSATA때는 이상발열 같은 문제가 있었고, 다른 컨버터로 바꾸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컨버터가 좀 못미덥긴 한데...워낙 가격대도 천차만별인데, 그래도 비교적 싼 걸로 모험수 두면서 질러봤습니다. 일단 지금까지의 결과는 성공적인 거 같습니다. 


3. 성능이야 아주 인상적입니다. 8GB 샘플에서도 캐시 성능이 떨어지지 않아서 읽기 3.5GB/s, 쓰기 3.3GB/s, 랜덤 4K Q32T16도 참 인상적이네요. 특이점으로 랜덤 4K Q32T16 쓰기 성능이 아주 출중한데, 덕분에 테스트할때 10코어 프로세서의 사용률이 100%를 찍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잘 쓰려면 CPU도 좋아야 한다는 소리겠죠 이거...

성능이 이렇게 하늘로 치솟으면 체감이 오느냐...특히 기존에 쓰던 게 좀 구형이긴 해도 DRAM 있고 3D TLC 쓴 WD 블랙 라인이었으니 체감이 오겠느냐...하면 음...옵니다. 꽤 옵니다. 꽤나 시원시원해졌습니다. 이게 SSD의 성능이냐 CPU PCIe에 바로 물려서 그런것인가 하면 둘 다 약간씩 영향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일단 기변으로 성능 차이는 좀 느껴집니다. 쾌적하네요. 발열도 기존 SN700보다는 좀 더 낫습니다.

덤으로 기존 SN700의 결과입니다. 예전에 1GB 샘플때는 쓰기가 2.5GB/s 나왔는데, 8GB로 올리면 테스트 중에 DRAM 캐싱 범위를 벗어나는 모습입니다. 캐싱 될 때는 쓰기가 2.5GB/s, 안되면 900MB/s 정도까지 떨어지는데, 그래서 테스트 구간에서의 평균은 8GB 샘플에서 1.8GB/s 정도가 되는 모습입니다. 나머지는 음...뭐 세월의 힘인가 차이가 좀 많이 나긴 하네요. 그래도 아직 분명 상위권의 성능을 것이고, SATA 모델과는 비교할 필요가 없습니다. DRAM 캐싱 끝나도 SATA 인터페이스보다 빠르니까요.


4. 그래서 음...사서 달아보고 성능이 좋은 건 만족스러운데, 이제 장착된 드라이브 교통정리를 어떻게 할까...도 고민입니다. 일단 P31에는 윈도우를 설치했는데, 그래서 SN700 500GB, MX500 500GB의 용도가 좀 애매해졌습니다. 기존에는 음악과 사진, 스팀 게임 설치 등을 모두 하드 디스크로 해 두었는데, 이걸 SSD로 옮기기에는 SSD 용량이 좀 애매합니다. 

장기적으로는 하드를 전부 외부 공유 스토리지로 몰고, 클라이언트는 SSD와 네트워크 스토리지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을 듯 한데, 바로 가기는 아직 부담이 느껴집니다. 당장 해결해야 할 네트워크 문제도 있고, 애초에 외부 공유 스토리지를 굳이 써야 하나...부터 고민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뭐 언젠가 쓰기야 쓰겠죠?

덧글

  • 루루카 2021/03/07 13:16 # 답글

    스토리지를 할당하고 교통정리하는 것은 많은 심력을 소모하지요.

    저도 얼마전 또 약간의 교통정리가 있었는데, 일단 대용량(RAID 1) 아카이빙에 가까운 스토리지를 제외하고는
    전부 SSD로 전환 되어버렸네요.
  • 파란오이 2021/03/09 15:27 #

    뭐 이제는 예전처럼 퍼펙트하게 하기보다는, 물 흐르듯이 대충 자연스럽게 하려고 합니다...
    아마 지향점은 자연스러운 데이터 티어링과 스토리지 티어링이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 무지개빛 미카 2021/03/07 17:22 # 답글

    결국 물건이란 건 그걸 사용하는 주인은 따로 있다...라는 걸 증명하는군요. 마치 만화에서처럼 비싼돈과 시간을 들여 좋은 걸 만들지만 좀 지나서 주인공 도적놈들에게 탈취당한다던가, 아니면 일부러 박살나서 아군이 회수해 다시 재조립, 사용한다던가...
  • 파란오이 2021/03/09 15:27 #

    뭐 크게 보면 그런데...막상 당사자가 되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 은이 2021/03/09 09:01 # 답글

    2021년인데 A당 시스템의 '이유는 모르지만 안됨' 이슈가 아직도 일상인건가요 ㅠㅠ
    크게 3번쯤 식겁하고 나서 안쓴지 10년은 넘은거 같아서 이젠 괜찮아졌겠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역시 그 명성이란! (?!)
  • 파란오이 2021/03/09 15:29 #

    검증된(?) 조합이 아니면 튕겨져 나왔을 때 의심가는 부분이 여전히 많은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이번 건은 음...하이닉스의 SSD가 사실 검증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죠. 이련 경우를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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