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앞두고 대비해야 할 마이그레이션들 by 파란오이


솔직히 말하자면, 2009년 10월 윈도우 7을 처음 만날 때만 해도, 이렇게 윈도우 7을 자연스럽게 보내줄 날을 덤덤하게 맞을 거라 생각하고 있진 않았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2020년은 달력 속에서나 한참 뒤에서 보이던 존재였는데 음...이제 얼마 안남았네요. 그리고 생각보다 지난 10년간 남은 잔재들이 참 많았습니다.

10년 전에 뭘 하고 있었나 보니 음...그 때만 해도 막 직장 초년생이었군요. 사실 10년이 지났다고 해서 제가 막 베테랑의 포스가 풍기고 그런 건 아닐 것 같습니다. 그 때보다 좀 더 여유와 재량이 더 생겼을 뿐이죠. 그리고 지금까지 쓰던 툴셋들 중 일부가 저 시절에서부터 이어져 오던 것들이 있는데, 이제는 과감히 계속 가져갈 것이냐 드롭이냐를 결정할 시기일 것 같습니다.




1. 윈도우 7의 전환 : 예전에는 참 새로운 OS가 나오면 어떻게든 한 번 보고 싶어서 안달이었는데, 이제는 나이도 있고(?) 하니 그런 부분이 좀 덜해졌습니다. 그래도 윈도우 10이 나온 지도 이제 벌써 몇 년이 되었고, 당연하지만 이제 제가 쓰는 모든 윈도우 디바이스들은 윈도우 10의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된 상태입니다. 데스크톱은 물론이고 6세대 코어 i5 쓰는 레노버 씽크패드 E460, 지금은 아내가 쓰는 4세대 코어 i5 쓰는 HP Envy14-K009TU 까지는 참으로 깔끔하게 작업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좀 더 레거시의 유산 같던 물건들도 있습니다. 딱 10년에 며칠 빠지는 2010년 1월에 샀던 1세대 코어 i7-920 세트는 얼마 전 회사의 작업용 머신에 차출되어 제 손을 떠났습니다. 한 2~3년 정도 분해 상태로 모셔져 있던 물건인데, 이것도 현역 때는 윈도우 10까지는 올려서 쓰던 물건이었습니다.

그리고 10년에 몇 달 빠지는 2010년 10월쯤으로 구매를 기억하는 1세대 코어 i5-470UM 쓰는 에이서 아스파이어 타임라인X 모델은 얼마 전에 시험삼아 윈도우 10을 올렸는데, 정품 인증도 되었고, 의외로 드라이버도 대부분 멀쩡합니다. 제일 걱정했던 것이 인텔이 공식으로 사이트에서 제공하지 않는 그래픽 드라이버인데, 이게 윈도우 10 지원 버전이 윈도우 업데이트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더군요. 기능 제어판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이 완벽하게 동작합니다. 그래서 이 노트북까지도 완벽하게 윈도우 10 업그레이드가 끝났습니다. 이 쯤 되니 아무리 램 8GB, SSD가 있다 해도 참 느리긴 합니다만, 참고 쓰라면 쓸 수도 있을 정도랄까...

공식적으로 윈도우 7/8에서 10으로의 업그레이드는 윈도우 10 출시 후 1년 정도 이후에 끝났습니다만, 실질적으로는 아직도 동작을 합니다. 그냥 기존의 윈도우에서 업그레이드 작업을 하는 게 가장 안전하고, 혹은 클린설치 후 기존 윈도우의 시리얼을 넣는 것으로도 정품 인증이 동작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방법 모두 동작함을 확인했지만, 기존 윈도우에서 업그레이드 작업 뒤, MS 계정에 라이선스를 등록하고, 이후 클린설치를 들어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음...예전에는 어떻게든 VM 등에서도 쓸 윈도우 라이선스를 확보하려고 했으나, 이제는 데스크톱과 노트북 한 대, 뱅킹용으로 쓸 VM 하나 정도의 윈도우 라이선스만 윈도우 계정과 함께 들고 있습니다. 나머지 잡다한 작업들은 이제 그냥 리눅스를 VM으로 올려서 해도 충분하니까요. 요즘 리눅스들은 참 괜찮아져서, 이제 정말 아쉬우면 그냥 리눅스 기반의 데스크톱 써도 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행히 그 정도까지 아쉬울 상황까지는 몰리지 않았습니다만...

2. 생산성 도구의 전환 : 사실 이게 제일 고민입니다. OS는 어떻게든 지금까지 넘어왔고, 여차하면 까짓거 리눅스 쓰지 뭐...라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윈도우 10 이후에는 별 탈 없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쓰던 오피스 스위트들의 주력이 2010 버전(...)이 꽤 있었고, 이제 이것들도 슬슬 바꿔 줘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조금은 들기 시작합니다.

사실 오피스 스위트는 운영체제만큼 지원 종료가 크리티컬하지 않아 보이고, OS간 호환성도 좋기 때문에 안바꿔도 되긴 합니다. 누군가 실험하기로 오피스 2003 이전 버전도 여전히 윈도우 10에서 잘 돌고, 오피스 2007 이후로는 최신 OS에서 공식 지원입니다. 그래도 10년 쯤 되었으면 한 번은 버전 바꾸고 가는 것이 호환성 등에서 좋겠다 싶기도 합니다. 덤으로 10년 전에는 참 헤어나오기 힘들던 오피스와 어도비 도구의 개미지옥을 얼마나 빠져나올 수 있었나...생각해 보는 것도 나름 괜찮습니다.

오피스는 음...작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개미지옥에 더 들어가서, 365 홈을 구독해 쓰고 있습니다. 올해 갱신때는 작년만큼의 특가가 안나와서 아쉽게도(?) 공식 리셀러를 통해 9만 4천원 가량이 들었지만, 그래도 자동갱신보다는 싸네요. 그리고 오피스에서 MS를 탈출하지 못했던 이유는 음...사실 워드만 쓰면 그냥 뒤도 안돌아보겠는데 엑셀 때문입니다. 챠트 만드는데 이걸 픽셀 단위로 맞춰야 하는 챠트라, 이걸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제일 만만한게 엑셀이네요. 2010과 2013을 계속 유지하면버 버틸까 했다가, 작년부터는 그냥 365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2019 영구버전 패키지가 PC 1대당 10만원 조금 넘게 특가로 나오던데, 개인적으로는 현재 쓰는 상황이면 그냥 10년을 365 쓰는게 아직은 더 낫다는 생각도 듭니다. 현재 설치해야 할 PC만 네 대고, 원드라이브 6TB의 백업 공간을 쓰기 위해 NAS에 6TB 하드 두 개를 RAID1으로 묶고, 하드를 몇 년에 한 번 갈아준다...생각하면, NAS 가격에 오피스가 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금 별도의 스토리지 공유용 PC에 원드라이브를 물려놓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괜찮은 조건이 아닌가 합니다.

사진과 이미지 편집에서는 이제 어도비의 그늘을 벗어났습니다. 최근 1년에 한번씩 딜이 오는 코렐 페인트샵 프로의 2019버전을 현재 사용하고 있고, 아내의 컴퓨터에도 이제 페인트샵 프로 2020과 페인터를 올려 두었습니다. 영상 편집은 음...뭐 대안도 많고 가지고 있는 것도 몇 개 있으니 크게 아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진 뷰어와 간단한 편집 등도 이제 큰 문제가 아니고, 대안도 참 많습니다. 이 부분은 현재 크게 걱정하는 부분은 아닙니다.

다음 그늘은 사실 리얼 레거시같은 한컴오피스인데, 현재 쓰고 있는 건 2010 SE입니다. 이건 현재 특정 문서의 보기와 단순 수정에만 사용하는 덕분에, 향후 지원종료를 앞두고도 업그레이드 계획은 별로 없습니다. 굳이 이걸 써야 할까...라는 느낌까지 드니 말이죠.

3. 주변 오래된 디바이스들과 데이터 정리 : 2020년을 맞아, 이제는 과감히 10년이 넘어가는 안쓰는 물건들은 과감히 버려 보기로 했습니다. 뭐 예를 들면 안드로이드 이전의 윈도우 CE 기반 PDA나 윈도우 모바일 기반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4 이전의 스마트폰들, 예전 3G 폴더폰 이런것들 말이죠. 그리고 이제 몇 년간 쓰지 않은 스마트워치 같은 것도 과감히 쓰레기봉투 속으로 던져버렸습니다. 대략 서랍 한 칸쯤이 이런 작업으로 비워졌습니다. 1TB 미만의 오래된 하드 같은 것도 이제 장착하면 베이가 아까울 지경이라 굳이 놔둘 필요 없으니 과감히 버리기로 했습니다.

이거 말고도, 사실 이제 돌릴 기계가 없는 게임 타이틀들도 대거 버릴까...하다가 이건 그냥 놔 둬 보기로 했습니다. 예전에 사 모았던 음악 CD나 애니 DVD 이런 것들도 이제 다 짐이 됩니다. 그리고 10여년간 구워 온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백업들도 이제 굳이 놔 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최근에는 사진 정도만 블루레이와 구글 포토에 콜드백업을 던지고, 애니메이션 같은 건 그냥 보고 날려버리는 게 보통이거든요. 이제는 사실 별로 볼 시간도 없지만....

또 2020년을 맞아, 이제 10년 가까이 안봐서 뒤도 안돌아볼 데이터들은 과감히 날리기로 했습니다. 누군가에겐 흑역사로 남을 10년 넘은 게임 텍스트 번역본이라든가(....), 이제는 더 이상 쓸 일이 없을 PS2 하드어댑터용 프로그램이라든가(....), 이제는 구글 렌즈가 더 나을지 모를 오래된 한일 번역기와 후킹 모듈이라든가(....), 하드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오래된 구버전 프로그램들도 과감히 날렸습니다. 그래도 혹시 해서 윈도우 7까지는 버전별 이미지는 남겨두긴 했는데, 솔직히 앞으로 쓸 일 있겠나 싶긴 합니다.

데이터 정리를 하면서, 최근 몇 년간 결혼과 육아 등으로 정신없이 살다 보니 이 정신머리가 데이터들에도 그대로 묻어 있는게 보입니다. 특히 사진 같은 건 최대 4개 정도까지 중복이 발견되고, 프로그램도 한 두어개씩 중복이 발견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런 것들 정리하니 대략 TB 단위로 스토리지 용량이 회복되더군요. 오래된 데이터들 좀 정리하면서, 스토리지 용량 확충 생각도 좀 들어갔습니다. 올해는 현재의 8TB 정도 용량으로 버텨볼 만 하겠다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10년 전쯤부터 모아놓은 음악이나 이미지 같은 건 아직 정리할 엄두도 나지 않네요....

여러 모로, 앞으로는 과감히 털어낼 건 털면서 좀 더 미니멀한 삶을 추구하려 하는데, 여러 가지로 쉽지만은 않은 길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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