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가량 사용한 레노버 씽크패드 E460 배터리 교체 by 파란오이

새해를 맞아서, 그리고 저도 노트북도 한 살 더 나이를 먹은 김에, 그리고 연말 휴가의 마지막 날을 맞아 업무용으로 회사에서 지급받은 레노버 씽크패드 E460 노트북의 배터리 교체를 결정했습니다. 사실 파츠 자체는 2017년 9월(...) 구입해 놓았던 것이지만 귀차니즘과 의외로 배터리 캐파가 꽤 빠진 상황에서도 실용적인(?) 배터리 성능을 보였던지라 그냥저냥 쓰다가, 슬슬 3년 가까워오는 김에 큰 맘 먹고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아마 새 배터리가 죽을 때쯤 되면 현실적으로 노트북 교체를 고려하고 있겠죠.

노트북 배터리 교체를 미루고 미루었던 이유는 음...씽크패드라서 그나마 준수하다지만 배터리까지 접근하기 위한 어셈블리 분해의 귀차니즘도 큽니다. 솔직히 음...진지하게 이거 그냥 공식 서비스 센터에 맡겨볼까도 고민했지만 그냥 직접 해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회사 지급품이지만 굴리는 건 거의 개인용같은 세팅이기도 하고, 용산까지 가는 건 분해조립 실패 이후에도 늦지 않을 수도 있고(?!), 뭐 망하면 손실 처리하고 다음 지급품 나올 때까지 낡은 개인 노트북으로 버틸 수도 있다는 계산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노트북 배터리를 교체하면서, 의외로 이 기종에서의 심오한 정보들 몇 가지를 찾기도 했습니다. 이 모델 쓰시면서 직접 배터리 교체를 고려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 싶긴 한데 음...뭐 해볼 만 합니다.



1. 제 노트북에 원래 있던 배터리는 파트넘버 45n1756/1757 번입니다. 그리고 외국 포럼을 찾아 보면 의외로 E460의 배터리 캐파가 초반 몇 개월간 폭풍같이 빠진다는 클레임들이 있는데...음 저도 당했습니다. 배터리 캘리 세 번만에 캐파가 25% 가량이 날아가버렸죠. 뭔가 펌웨어 문제인지 셀 품질 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47Wh가 36Wh로 빠지는 데 1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 이후 36Wh 근방에서 지금까지 거의 안정화되어 사용해 왔던 게 다행이긴 합니다만...

이 배터리 캘리는 레노버의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잔량 5% 이하로의 완방 상황에서 캘리브레이션이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그 때 잘못 걸리면 최대 충전량이 확 줄어버리는 거죠. 아무리 신경 안쓰려 해도 의외로 이거 신경 쓰입니다. 뭐 그 정도만 관리하면 그냥저냥 고만고만하게 쓸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10시간, 배터리가 줄어도 7~8시간 정도를 잘 버틸 수 있는 이 E460의 배터리는 교체 직전 33.1Wh로 줄어들때까지의 사이클이 겨우(?) 156회였습니다. 나름 열심히 굴린다고 썼는데 사이클 참 허무하네요...

그리고 이 45n1756은 레노버의 배터리 펌웨어 업데이트 최신(?) 버전에도 그 대상으로 포함되어 있는데, 이 배터리를 사용하는 E460은 머신 리스트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대신 E450이 들어있죠. 뭐 이런저런 정보나 외신 리뷰들 같은 걸 확인한 결과, E450과 E460은 같은 배터리를 사용하고, 실제 교체할 때도 어셈블리나 배선 등에서 호환 구동 가능했습니다. 


2. E460의 배터리는 E450/455/460/465 모두 공용으로 사용하는 파츠입니다. 그리고 레노버 홈페이지에서의 파츠 검색 결과에서는 45n1753/1755/1757 모두 호환 가능한 파츠로 나옵니다. 차이는 제조사인데 1753은 파나소닉, 제가 쓴 1755는 LG화학, 기존에 썼던 1757은 대만 Simplo 라고 합니다. 뭐 어차피 모두 중국 제조와 패키징이라고 합니다만....개인적으로는 파나소닉 셀을 참 좋아라 하는데, 9년이 다 되어가는 에이서의 노트북에 사용된 파나소닉 셀은 아직도 웨어율 10% 미만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일단 사진에도 있지만 파츠 넘버에 따라 약간의 스펙 차이가 있습니다만, 별 의미는 없습니다. 구동전압과 용량에서 정말 눈꼽만큼 차이나지만, 어차피 구동 전압이 12V 이상에서부터 10V대까지 변하니까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좀 의구심이 있었지만, 저 파츠의 차이들이 제조사라는 데서 오히려 대체 파츠들에 더 믿음이 가기 시작하기도 합니다....

배터리 구입은 음...간단히 옥션에 검색하면 8만 후반대에 1753이 나오는 것 같고, 심지어 직구 상품이라고 합니다. 제 경우에는 ebay의 인터내셔널 프리쉬핑 상품 중에서 40달러 전후의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받아본 바로는 그냥 레노버 오리지널 서비스 파츠고, 제 건 45n1755, E450용이라고 박스에 스티커 붙어 있더군요. 제조는 2017년. 구입 시기를 생각하면 나름 신품을 받았던 셈입니다. 물론 서랍 속에서 일년 반을 묵었지만 말이죠.

3. 전 장기간 직접 사용할 노트북을 고를 때 고려 사항으로, 서비스 매뉴얼도 살펴보고는 합니다. 업그레이드 가능 여부와 함께, 여차하면 배터리 정도까지는 직접 부품을 구해서 교체할 수 있는지의 여부도 따져 보기 위함이죠. 그러다 보니 슬림하고 멋진 디자인보다는 좀 투박한 비즈니스 노트북 계열에 결국 손이 가게 되는데...E460의 경우 배터리 교체의 경우를 사실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었습니다. 아니 그것보다 경쟁 제품들도 비슷한 구조를 가진 모습이었습니다.

노트북 분해에 앞서 준비할 것은 적당히 잘 맞는 드라이버와 서비스 매뉴얼입니다. 씽크패드의 서비스 매뉴얼은 홈페이지에도 있고 pdf로도 있는데, 큰 화면에 pdf로 띄워두고 작업을 시작하기를 추천합니다. 예전 HP envy14는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뒷판 따면 배터리 등 대부분의 파츠에 접근이 가능했고, 키보드나 터치패드 교체 정도에나 보드를 들어내는 대공사를 했지만 이 녀석은 정반대입니다. 배터리에 접근하려면 메인보드 포함 거의 모든 파츠를 다 꺼내야 하는 대공사입니다.

그래도 설명서와 약간의 경험 정도로, 크게 어렵지 않게 따 낼 수 있...었는데 몇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키보드를 들어내고 키보드 베젤을 꺼낼 때, 설명서에 있던 나사 이외에 뒷면 케이스의 SATA 포트 주위의 나사를 풀어 놔야 한다든가 하는 것들 말이죠. 보드를 들어낼 때는 모든 케이블을 분리하는 것이 추천되지만, 사실은 뒷면 스피커 선까지만 따고, 앞면의 비디오 케이블은 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냥 그대로 들어서 디스플레이에 붙여놓으면 작업 공간은 충분합니다.

배터리를 교체한 뒤, 조립은 분해의 역순입니다. 분해할 때 플랫케이블 사진 잘 찍어놓고, 나사를 잘 구분해 놓았다면 조립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조립 맨 마지막에 cmos 배터리와 메인 배터리를 연결하고, 어댑터를 연결한 뒤 전원을 넣어 각 부분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면서 배터리를 충전하면 됩니다. 

예전 HP의 서비스 파츠 배터리는 50% 가량 충전된 상태로 왔는데, 얘는 완전 방전 상태라 좀 찜찜하긴 했다만, 생산연도를 생각하면 예전 HP 엔비 스펙터 13의 배터리 교체 때도 생산 후 1년 가량 된 배터리의 잔량이 절반이었던 걸로 볼 때, 얘는 그냥 생산 때부터 전원 들어가면 액티베이트와 충전을 동시에 하도록 해 놨나 싶습니다. 그렇게 보기에는 예전 이 노트북 처음 받을 때는 배터리 반은 있었는데...뭐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니(?) 넘어가도록 합시다.


4. 그래서 새로 교체한 배터리는 디자인 캐패시티 44.8, 현재 풀 캐파 46.72Wh 정도로, 사이클은 0입니다. 일단은 신품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운영 전압은 정보에 뜨기로는 11.1V가 아니라 10.8V가 기준인 거 같습니다. 이런 세팅이면 아무래도 좀 더 배터리 용량을 긁어 쓰는 데 장점이 있겠죠. 그리고 예전 배터리는 만충시 배터리 전압이 12.6V 정도였는데 얘는 12.76V로 좀 더 높습니다. 아무래도 좀 더 오래 가겠죠(...). 두 배터리 모두 12.9V 충전 스펙인데 음....

조금 찜찜한 건 배터리의 상태 진단이 아예 비활성화되어 있다는 점, 파츠 넘버 자체가 뜨지 않는다는 점 등이 있겠지만 음...배터리 모델별 펌웨어 특성이라든가 그런건가 싶기도 합니다. 딱히 여기에 맞춰서 펌웨어 작업을 해야 할 점은 없었던 것 같고...뭐 일단은 별다른 관리 없이 그냥 무심하게 써 볼까 싶습니다. 어떻게 가도 2년 정도만 더 쓰면 진지하게 모델 변경을 고려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교체 자체의 난이도는 낮은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Envy14나 이런 모델들은 뒷판만 따면 다 나오는데...뭐 구형 맥북에어들도 쉽게 교체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죠. 얘는 음...키보드 베젤 들어내는 데 제일 고생했네요. 더 억울한 점은 이후 모델인 E470은 뒷판 따면 바로 됩니다. 뭐 아무나 할 수 있을 정도다...라고는 못하겠다만, 어차피 워런티 끝난거 생명연장 싸게 한다라고 생각하면 뭐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사실 한 번 해보고 나니 음...솔직히 다음 배터리 교체가 있을지 의심스럽긴 한데 이제 교체도 할만하다는 걸 알았으니 좀 더 대충 막굴리면서 마음편히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요즘은 게이밍 노트북들 다 들어내서 써멀도 다시 바르고 먼지도 털고 하는 게 유행이던데, 전 이번에 들어냈을 때 써멀 재작업 같은 건 안했습니다. 딱히 닦아내고 바를 만한 기똥찬 고성능 써멀도 없고, 뜯어 보니 먼지도 없더군요 허허허....의외로 강건한 내구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최근 포토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