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지름 - 기적의 속싸개라 불리는 스와들업 by 파란오이


육아를 처음 시작하면, 생각보다 이런저런 아이템이 쏠쏠하게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꼭 많은 아이템들이 편안한 육아를 담보하지 않지만,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적당한 아이템은 부모의 수고를 꽤 덜어줍니다.

처음 아이를 만나면, 이 배냇저고리 속싸개 싸는 것부터 꽤 어려움인데, 참 이쁘게 잘 싸기 쉽지 않고, 조금만 꾸물거리면 또 다 풀어지고, 이게 풀어지고 아이가 자유의 맛을 찾으면, 허우적거리다 자기 팔에 놀래서 잠을 깨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보통은 한달 이상은 꼭 싸두는 걸 추천하던데, 저희는 저희 부모님, 아이의 조부모님께서 아이 답답해보인다고 그냥 확 풀어헤쳐 뒀다가 자식 된 아이의 부모에게 한 몇주간 불면의 밤을 선사하셨습니다 (..........)

자유를 맛본 아이에게 다시 꽉 맨 속싸개 겉싸개로 돌아가는 건 먹히지 않을 일이고, 전 세계에는 이런 고민을 하는 부모들이 많았는지 이런 아이템들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제가 샀었는데, 다른 하나는 조카의 육아전쟁 현장에 대리참전했다 고생을 목격한(?) 회사 사장님께서 두벌 보내주셨습니다 (........). 



1. 조리원에서도 아이는 모로반사가 얼추 마무리될 때까지 아이의 숙면을 위해 속싸개까지는 조금 꽉 조여두는 것을 추천했지만, 집에 오자마자 저희 부모님께서는 아이 답답해보인다고 이걸 다 풀어헤치셨고....하루만에 자유의 맛을 본 아이는 자기 팔을 허우적거리면서 꽉 매면 울고, 손 허우적거리면 자기 손에 놀라 우는 악순환에 빠졌습니다. 게다가 초반에는 잠도 한두시간에 한번씩 깨서, 하룻밤을 다섯번 넘게 끊어 잔 건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속싸개 싸는 건 꽤 번거롭고, 애가 조금 부스럭거리면 팔도 좀 삐져나오고 땀도 좀 차고 그렇습니다. 그래도 좀 조여서 싸면 아기 들고 하는데 편안함이 확 높아지...긴 합니다. 하지만 이미 자유를 맛본 아이가 이를 격렬히 거부하는 통에 아내는 새로운 아이템을 물색하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나온 결론이 이걸 지르자...였습니다.

솔직히 한 벌당 3만원이 넘는 가격에, 6kg 정도까지 약 3개월 정도를 입을 수 있는 사이즈는 부담이 턱까지 올라오긴 합니다. 게다가 제대로 입힌다면 빨래 돌아가는 텀을 고려해 세벌은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후기들에는 적응 성공과 실패가 반반씩 있었는데, 덕분에 일단 하나를 사서 적응의 기운이 보이면 하나 정도를 더 추가하자는 절충안으로 일단 하나를 질렀고, 그 사이에 회사에서 사장님이 출산 선물로 이런 걸 보내주셨습니다(.....). 


2. 패키지에 같이 온 설명서에야 뭐 좋은 말만 써있겠죠. 솔직히 읽는 저도 꽤 솔깃솔깃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이 스와들업을 졸업할 때쯤 와서 이걸 다시 보니, 대부분은 꽤 납득할 만 하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보통 속싸개가 아이를 차렷자세로 묶는다면 스와들업은 아이를 W자세, 만세자세 정도로 묶는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면서도 손끝이 눈 밑에 가서 팔을 허우적거릴 때 힘은 들어가고 나름 움직이긴 하지만 놀랄 정도로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 것이 포인트 같습니다. 그리고 아마 보통은 팔이 옆으로 쫙 펴지는 게 아니고 앞쪽으로 약간 말려 나와서, 어른이 보기에는 애가 갑자기 작은 인형같이 군살이 쫙 빠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아이는 적응만 되면 참으로 편하다는 표정입니다. 입힐 때마다 느낀 건데, 이거 입히면 애가 한 30%는 더 작아 보입니다.

입히는 건 꽤 쉽습니다. 지퍼 내리고 애를 밑에서부터 넣으면 끝. 팔 부분을 집어넣는 건 크게 적응할 건 없지만 적응되면 이거 하나 갈아입히는데 10초 언저리에 되긴 할겁니다. 이 편안함에 빠져 있다가 다시 우주복 입히려니 팔 집어넣고 등 뒤로 옷 빼는 게 왜이리 번거롭게 느껴지던지 모르겠습니다. 

기저귀 갈아입힐 때는 아랫쪽 지퍼를 올려서 기저귀 있는 부분과 다리만 들어올려 빼고, 기저귀 갈고 다시 집어넣으면 됩니다. 꽤 잘 되어 있는데, 지퍼 올릴 때는 조금 옷을 잡아당겨 올려서 혹시 모를 지퍼에 끼임 이런 건 조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퍼에서 약간 아쉬운 점은 좀 더 플랫한 지퍼를 썼으면 지퍼 주변이 좀 덜 배길까 싶은 느낌이 있습니다.

통기성은 음...재질도 꽤 맘에 들고, 탄력도 있고, 아무래도 여러 겹의 속싸개에서 한겹으로 가다 보니 땀 차는 게 거의 없어진 건 만족합니다. 하지만 우리 애는 이걸 한겨울에 했었고, 여름에 할 때는 보통 속싸개만큼은 아니지만 방안의 냉방에 신경을 쓰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뭐 이것도 나중에 애가 꽉 차서 갈아탈 때쯤 되면 접혀 있던 팔과 꼭 쥐고 있던 손 쪽에 땀도 차고 하지만 말이죠.


3. 스몰 사이즈는 보통 6kg 전후에서 슬슬 한계가 오게 되는데, 이 시점이 일반적으로는 3개월 전후를 보는데, 저희 아이는 왜 이렇게 빨리 컸는지 이를 몇 주 전에 이미 넘겨버렸습니다. 100일 전후에 이미 7kg를 한참 넘겨 8kg를 바라보는 아이를 보면 요즘 애들은 원래 이렇게 큰지 아니면 분유를 워낙 잘 먹어서 그런가 아리송합니다. 뭐 그렇다고 막 태어난 애를 다이어트시키고 이러기도 힘든게, 만족스럽게 먹지 않으면 식사가 끝이 안나니까요.

아이가 6kg 전후까지 크면 몸통이 거의 딱 맞게 되는데, 이 시점이 사실 제일 이상적이라고 하긴 합니다. 이 시점에서 다리 쪽은 여전히 여유가 있었지만, 팔 쪽은 조금 조이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팔에 힘이 붙으면 뒷목쪽으로 옷이 파고드는 모습이 보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배기고 하지는 않습니다만, 뒷목이 좀 당기는 모습이 보는 입장에서는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와중에 땀 좀 나고 분유 좀 흘리고 하면 목의 때가 그대로 옷에 옮겨서 찌들고, 슬슬 손 빨 때쯤 되면 팔쪽도 좀 색이 변합니다. 결국 이건 잘 쓰고 나면 버려야지 중고로 사고 팔만한 건 아닌 거 같습니다.


4. 사실 이 스와들업에서 가장 큰 허들은 적응입니다. 당연히 처음 입을 때 옷이 너무 낮설어서 아이가 격하게 거부...하는 걸 다들 잘 알고 있고, 안내문에도 '적응 기간이 필요해요' 라고 써 있습니다. 후기들에는 아이를 몇시간째 달래거나 울리거나 해서 입히거나, 그래도 안되어 포기했다는 말도 있는데, 저희는 특별한 방법을 쓰지는 않았지만 깨달음을 얻어 비교적 쉽게 해결했습니다.

그 해결방법이란 약간의 발상의 전환입니다. 요즘 인기높은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서 강형욱 훈련사께서 보여주시는 자세를 아이에게도 적용해보는 겁니다. 사실 이 시기의 아기는 강아지와 별반 다를 게 없을 수도 있고(?) 여기서 배워야 될 것은 '좋은 경험의 기억'과 '행위에 대한 보상'입니다. 그래서 시도는 잠자기 전이 아니라 배가 든든해서 기분이 좋을 때, 그리고 입히고 나면 안고 둥기둥기로 보상해서 자연스럽게 가도록 하는 것이죠. 처음에는 배가 부르지 않아서 실패 판정이었지만 며칠 뒤에 배 부를때 시도했더니 그 다음부터는 그냥 잘 입었습니다. 

잘 때만 입히고 일어나서는 벗기냐...하면 하루종일 먹잠먹잠 하는 이 시기의 아기들의 특성을 볼 때, 그냥 입혀놓는 게 부모도 애도 편합니다. 


5. 저희 아이는 70일 전후로 이 스와들업의 업그레이드냐 졸업이냐를 고민할 시기에 왔었는데, 솔직히 두어달 정말 확실한 효과를 봤지만 한벌에 3만 얼마, 세벌 사면 10만원이라는 가격은 다시 지르기에 조금 고민되게 합니다. 

그래서 어차피 고민할 시간은 며칠 안되지만 고민하던 사이에, 아이는 60일을 지나면서 꽤 행동 패턴이 달라졌습니다. 잠을 조금 더 길게 자서 밤에 세번 깨던 것이 한번 두번 정도로 줄게 되고, 자기 팔에 놀라는 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속싸개 없이 일반 우주복 입혀도 팔은 별로 허우적거리지 않고, 허우적거려도 조금 놀라는 듯 하다가 그냥 다시 잡니다. 바야흐로 훌륭하게 스와들업을 졸업한 겁니다.

옷 입히면서 주의해야 할 단점이라면 음...아기 사진 좋아하시는 아이 조부모님들께 스와들업 입힌 사진 찍어 보내면 꽤 격한 거부반응이 옵니다. 아이한테 저게 무슨 가혹행위냐 이런 반응 말이죠. 뭐 저도 당연히 한두번은 그랬는데, 일단 부모가 살고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사실 그 시절 기억이나 사진을 다시 봐도 애를 무슨 진공포장 한 것처럼 부피가 쏙 줄어든 모습이 약간 위화감도 있고 했는데 그래도 막상 들고다니고 하면 또 그렇게 편하고 좋았습니다 (....)

그리고, 스와들업에 오리지널과 디자이너스 컬렉션이 있는데, 오리지널은 그냥 단색, 디자이너스 컬렉션은 무늬가 들어가 있는데, 취향 따라 고르는 거지만 전 디자이너스 컬렉션이 훨씬 맘에 들었습니다. 가격도 같은데 단색은 뭔가 밋밋한 느낌입니다. 나중에 주위에 아이 나온 집이 생기면 선물이 참 고민될 텐데, 일단 제 경우에는 이거 한 벌 보내면 되겠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덧글

  • 2018/04/13 00:22 # 답글

    사장님 너무 좋으신분! 어른들이 이런거 은근 무시하시기 쉬우신데, 역시 대리참전 해보셔서 잘아시네요ㅠㅠ 저거 사실 구속복같아 보이는 단점이 있지요. 하지만 엄마아빠가 잘 수 있는데 그쯤이야[...] 저는 첫애때 벨크로버전을 써봤는데, 벨크로는 애가 금방 풀러내더라구요. 팔에 힘을 주고 얍!!! 지퍼가 최고였던거 같아요
  • 파란오이 2018/04/14 11:33 #

    사장님의 육아가 왜 대리참전인가 하면 사실 아직 결혼을 못하셨...기 때문입니다 (...).

    벨크로버전도 보긴 봤었는데, 왠지 오리지널리티가 떨어지는 느낌이 있어 제끼고 갔었는데 의외로 애가 금방 풀어낼 수 있는 거였군요...사실 애가 자면서 발버둥치다 보면 어떨 땐 기저귀도 벗어서 날려버리는데 팔에 걸리는 벨크로쯤이야 하는 생각이 잠깐 지나가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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