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지름 - 니콘 D7500 by 파란오이

사실 기록을 되돌려보면, 몇 년 전에 딱 요 정도 카메라를 '서브'로 들인 적이 있었는데, 이번엔 서브가 아니라 노후화되어 기계적 고장의 조짐이 보이는 메인 풀프레임 DSLR이었던 D700의 대체로 고려한 D7500입니다. 처음엔 스펙을 보고 D7200보다 너프된거 아니냐 하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막상 쥐어보니 이건 확실히 세월의 힘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사실 그것도 있지만, 현재 가격대에서는 선택지가 많습니다. 실구매가 140 전후라면 D7500이 아니라 D500, D750 정도까지 가시권에 들어오는 것이죠. 하지만 왜 굳이 D7500을 골랐냐 하면 이번달 100주년 기념 여름 프로모션이 너무도 찰졌기 때문입니다 (...)
 


1. 

사실 구매를 결정하게 된 가장 결정적 동기는 이 프로모션(...)입니다.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이 많다고, 100주년 기념해에 나온 바디인지 애초에 비싼거 알고 가격 결정한 바디인지 초반 프로모션에 신형 10-20 광각을 떡하니 끼워 줍니다. 대충 4만엔 정도의 가격, 40만 조금 넘긴다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이 프로모션 렌즈값을 빼면 바디값은 100만원 초반, 여느때의 D7000 계열 바디와 큰 차이 없다...는 결론도 낼 수 있겠죠. 

그리고 워낙 호구같은 신형바디 처음 나오자마자 사는 사람인지라, 뭐 손가방과 클리닝키트, 32GB 샌디스크 울트라 메모리 이런거 끼워 주더군요. 꽤 쏠쏠하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

그리고 또 다른 구매 요인이라면, 풀프레임의 부담감(...)도 있겠고, 몸이 편해보고자 광범위 줌렌즈를 노려보고자 하나 풀프레임 급에서는 28-300 말고는 다른 선택이 딱히 없습니다. 하지만 크롭에서는 18-135 정도부터 16-300 정도까지 선택지도 많고, 꽤 재미있어 보이는 렌즈들이 참 많은 이유죠. 그렇다고 지금 가진 풀프레임용 렌즈(몇개 되지도 않지만)를 못쓰는 것도 아니고, 24-70이 더 이상 광각에서 표준 단이 아니게 되지만 고퀄이 필요하면 이런거 써도 됩니다. 결국 광범위 줌렌즈를 메인으로 가고자 한 선택이기도 합니다.

한편, 기존에 메인으로 쓰던 D700은 어 음.....중고로 가져온게 2011년, 출고가 2008년 찍힌지라 이제 구른 지 10년 다 되어가고, 초반에 업무용 등으로 많이 구른지라 뭐 제가 봐도 험하게 쓰긴 했습니다. 덕분에 고질병이라고도 하는 앞다이얼 동작 이상이 나오긴 한데, 이걸 고치려니 좀 배가 아프긴 합니다. 워낙 오래되었기 때문에 (....). 그래서 이건 뭐 되는데까지 대충 간간이 쓰다가 보내주기로 했는데, 그나마도 요즘 DSLR을 잘 쓰지 않고, 업무용은 니콘1 J5 미러리스로 때우고, 보통은 폰카로 때우고, DSLR은 정말 각잡고 찍을 때만 쓰니까 잘 챙겨나가지도 않고 해서 마지막까지 효용 가치에 대해 고민을 했습니다만...결국 12개월 무이자 할부!


2. 

일단 받아들고 나니 인터페이스 자체는 적응하고 말고 할 게 없습니다. 여느 때의 최신 니콘바디죠. D700만 써봤으면 좀 헤맸겠지만, 예전 D7000과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추가된 부분이라면 틸트 디스플레이와 터치 스크린 정도가 있겠습니다. 평소때처럼 구닥다리같은 세팅을 끝내고 일단 간만에 나들이를 잠깐 나가 봤습니다 (....)

스펙을 간단히 보자면, D7500은 D500의 원가절감 정도로 보면 될 거 같습니다. 센서와 expeed 5는 500의 것을 그대로 가져가지만 ISO 리미트와 캐시 리미트, SD 슬롯을 한개로 줄이고 뭐 이것저것 급나누기를 해 놨습니다. 연사 스피드도 8연사긴 한데 이건 딱히 아쉽지 않습니다. 전 보통 5연사 넘어가면 크게 아쉬움을 느끼지 않는 성격인지라.. 7200과 비교하면 조금 아쉬운 면이 보일 수 있습니다. 일단 화소 줄어든 거나 SD 줄어든 거나 이런 거 말이죠. 하지만 가용 ISO 레벨이 크게 올라간 것으로, 요즘의 추세인 고감도 성능 향상 뭐 이런 쪽을 강조합니다.

막상 쥐어서 눌러 보면, D700이나 D7000 시절과는 확실히 RAW 촬영에서도 부담이 적습니다. 예전것들이 전부 샌디스크 익스트림을 썼고, 이번 건 그냥 카메라 살때 선물로 끼워주던 45MB/s 급 울트라를 쓰는데, 버퍼 대기 양 자체가 몇 배 차이납니다. 당연히 RAW로 연사를 갈겨도 좀 더 오래 버티죠. 이것이 바로 세대차이, ASIC의 능력차이가 아니겠나 싶을 정도입니다. 뭐 요즘은 그렇게 처절히 연사 당길 일도 드무니, 프레스급 바디의 연사능력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이 정도면 아쉬울 일은 별로 없겠다 싶습니다.

방진방적의 영향인지 버튼 감이나 이런 것들은 약간 둔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일단 괜찮습니다. 다이얼 같은 것도 약간 낮설어서 그렇지 큰 아쉬움은 없습니다. 디자인은 좀 더 네모네모해 졌는데, 쥐는 감은 예전 것들보다는 좀 더 딱 들어맞도록 되어 있습니다만, 덕분에 쓸 수 있는 손의 포지셔닝이 어느 정도 고정되게 됩니다. 종종 마음대로 쥐다가 생각외로 손 움직임이 걸리기도 합니다.


3. 


일단 렌즈는 사실 안어울리지만 D7000 이상 계열을 쓰게 만드는 원흉인 D렌즈!, 그 중에도 35/2D를 들고 나갔습니다. 35mm F2.0의 구형 렌즈죠. 이 렌즈의 한계는 풀프레임에서도 16MP 정도로 알려져 있긴 한데, 이게 딱 D4나 Df 정도의 스펙입니다. D700이야 12MP 였으니 딱히 렌즈 성능에 신경쓸 필요가 없었지만, D7500은 DX 포맷에 20.8MP 정도 됩니다. 약간 신경쓰일 수 있는 정도죠.

뭐 결과물을 보면, 저의 야매 취미활동 정도면 야외촬영에서 조리개 적당히 조인다 하면 디테일에서 크게 문제될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거 같긴 합니다. 하기야 디테일이 중요하면 이런 렌즈 안쓰겠죠. 최신 바디엔 최신 렌즈가 여러 모로 좋습니다. 그래도 뭐 이 정도 디테일이 비교적 깔끔하게 나오는 건 제가 쓰던 10년 전 세대의 바디들과는 사뭇 다른 결과 같기도 합니다. 

일단 화소수에 따른 디테일 말고는, 보정 전에도 측광이나 색이 제대로 잘 뽑힌다는 점 정도가 있겠습니다. DR 자체가 D700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깔끔하게 높아졌습니다. 물론 밖에서야 ISO 200 정도를 썼지만, 같은 상황에서 D700과 비교라면 DR 스텝 몇 개 정도는 차이날 겁니다. 덕분에 액티브 D라이팅 쓸 일도 별로 없고, 써도 별 차이 안나고, 예전엔 거의 필수같던 컬러세팅 vivid 이런 건 이제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특성이 조금 까칠해져서 적응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AF 성능은 C나 이런 쪽은 좀 성격에 안맞는데, S에서는 꽤 확실하게 잡아줍니다. 이 부분도 예전부터 강세였지만 요즘 것은 정말 딱히 흠잡을 데가 없군요. 그런데 꽤 정교해지다 보니 정말 어려워지는 것이, 그물망 뒤의 다람쥐 찍는데 초점이 이 그물망을 정말 빠르고 정확히 포착하는 바람에 고생이 좀 있었습니다 (...). 뭐 열심히 일하려다 그런 거니까... 디테일의 절반은 이 AF가 챙겨주는 느낌입니다.

아쉬운 거라면 판형에서 오는 심도 정도가 있겠는데, 이건 뭐 더 밝은 렌즈로 커버하든가 포기하든가 포샵으로 만들든가 해야죠 (....)

4. 


편의성 측면에서의 감상이라면 음....라이브뷰 부드러워졌긴 한데 여전히 좀 잉여같은 느낌이 있고, 틸트 디스플레이가 되지만 라이브뷰는 미러리스 쓸때만큼 열심히 보지 않게 됩니다. 마포나 소니계열 미러리스만큼의 라이브뷰는 솔직히 기대도 하지 않고 있긴 합니다. 그래도 예전 초창기보다는 많이 좋아진 것에 위안을...설정 값이 실시간 적용되지 않고 오토 기준으로 맞춰지니까 매뉴얼 촬영때는 이걸 사용자의 눈대중으로 극복해야 하는 점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거야 뭐 J5도 별반 차이없긴 합니다만...

카메라 내의 즉석 화상수정 메뉴들을 쓰면 예전엔 JPG로 바꿔서 했는데, 이제는 expeed 성능 향상으로 RAW에 직접 때릴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이거야 써보진 않았는데 브로셔에서 본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어차피 저야 컴퓨터로 빼내어서 하는 게 주작업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와이파이와 NFC 같은 문명의 이기들이 대거 들어가 있는데 이것 또한 페어링 자체가 귀찮아서 아직 해보지도 않았습니다. 사실 RAW 찍으면 25MB 정도 나오는데 이게 실시간으로 핸드폰으로 들어가면 서로가 괴롭겠죠 허허허...

Capture NX-D는 뭐 여전히 부담이 큽니다. 특히 데스크톱이 노역장에 끌려가 노트북 한 대만 남은 상황에서는 더욱...D7500은 1.4.5부터 대응하는데, 종종 RAW-JPG 변환하다 다운되는 경우가 있어 조금 걱정입니다. 노트북도 문제같고 프로그램도 문제같고 양쪽을 모두 못믿으니 트러블슈팅이 어렵습니다만, 아무래도 덤프가 떠지는 걸 보니 프로그램이 문제일 수 있겠습니다. 다행입니다 (?!)


4. 


앞으로 좀 더 써봐야겠지만, 지금까지의 인상은 역시 세월 앞에 장사 없고, 최신 기술의 힘은 판형을 눌러버린 거 같다는 정도입니다. 판형에서 오는 성능 조금은 걱정했는데, 큰 걱정 안해도 될 거 같습니다. 사실 이거야 J5 정도에서도 느낀거긴 하지만요. 

잠깐 집어넣는 고감도 테스트샷. 100% 크롭까진 아니지만, 100% 놨을 때도 D7500의 ISO 3200은 D700의 ISO 800~1600 사이 어딘가쯤인가 싶기도 합니다. 충분히 실사용 가능한 영역이라는 거죠. 6400 정도까지도 조금 참고 무리하면 큰 희생 없이 쓸 수 있겠다 싶은 느낌도 있습니다. 지금 저 테스트샷이 3200인데, 저정도로 보면 애초에 샷이 작아서 그런가 암부노이즈 제눈에는 잘 안보이는 느낌입니다. 이거야 콩깍지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요 허허허....

이제 앞으로 남은 건 어 음...10-20 렌즈는 프로모션 신청했으니 언젠가 오겠고, 지금 가진 렌즈가 전부 풀프레임용이니 크롭용 광범위 줌렌즈 하나 정도를 갖추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탐론이나 니콘 16-300 정도나, 예산이 문제라면 탐론 18-270 정도로 타협을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추천은 참 오래전에 받은 물건인데, 너무 오래되어 아직도 유효한가 싶고, 그냥 비교적 최신인 16-300을 가야 하는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방위 줌 하나만 더 있으면 렌즈 구색은
10-20 F4.5-5.6 / 24-70 F2.8 / 35 F2 / 50 F1.4 / 70-300 F4-5.6 여기에 16-300이면 전 영역에서 중복이지만 딱히 다른 렌즈 내치지도 않을 예정입니다. 오래되어 돈이 안되니까 (.................)

일단 풀프레임의 속박을 벗어나는 건 참 어려운 결정이지만 생각보다 쉽게 되기도 하나 봅니다. 


덧글

  • 루루카 2017/07/11 09:08 # 답글

    열심히 잘 읽고 가요! 살짝 뽐뿌가 오는 걸지도...
  • 파란오이 2017/07/11 15:19 #

    사실 이정도면 판형에 대한 문제가 아니면 준프로 레벨까지도 크게 불만이 나올 레벨은 아닌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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